정유업계는 12일 정부가 유류세 단계적 인하 연장을 결정하면서 기름값 급등에 따른 소비자 부담이 완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소비자들이 유류세 인하 연장에 따른 이점을 느끼기보다는 유류세 인하폭이 축소되는 데다 국제 유가 역시 상승세를 타고 있어 오히려 기름값 상승을 크게 느낄 가능성이 높아 업계에선 소비 심리 위축을 우려하고 있다.
이날 정부는 지난해 11월부터 6개월 동안 시행 중인 유류세 인하 조처를 오는 8월 31일까지 4개월간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인하 폭은 현행 15%에서 내달 7일부터 7%로 줄어든다.
이에 따라 내달 7일부터는 휘발유는 ℓ당 65원, 경유는 ℓ당 46원, 액화석유가스(LPG)부탄은 ℓ당 16원 오르게 된다.
정유업계는 이번 결정이 소비자 부담을 완화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유류세 인하를 연장하지 않았다면 당장 다음달 7일부터 소비자들은 휘발유는 ℓ당 123원, 경유는ℓ당 87원, LPG부탄은 ℓ당 30원이 인상된 가격을 지불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결정으로 기름값이 서서히 인상되면서 소비자가 기름값 상승에 따라 느낄 충격은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정부도 소비자 부담을 줄이기 위한 결정을 내린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결정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이 기름값 상승에 따른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다는 시각도 있다. 국제유가는 연초 대비 25% 넘게 오르면서 유류세 인하에도 기름값이 다시 반등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올 초 1300원대까지 떨어진 휘발유 가격은 이달 들어 다시 1400원대로 오르기 시작했고, 경유 역시 1200원대에서 1300원대로 올랐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석유제품이 수요 탄력성이 높은 제품이 아니기 때문에 가격에 따라 수요가 크게 변동되지 않는다"면서도 "그럼에도 가격이 오르면 소비자 부담이라든지, 수요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현재 유가가 상승하고 있어 기름값이 더 오를 가능성도 있다”면서 “유류세 인하 조처가 연장됐지만 단계적 유류세 상승이라고도 볼 수 있어 소비자들이 체감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설명했다.
정유사들은 유류세가 단계적으로 인상되기 직전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에 대비해 원활한 제품 공급에 대비하고 있다. 앞서 작년 11월 유류세 인하 조치가 시작된 당일에도 물량 수요가 급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