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일본이 15일부터 이틀간 미국 워싱턴에서 새로운 무역협정을 위한 협상을 시작한다. 작년 9월 양국이 정상회담에서 ‘새로운 무역협정’에 대한 협상을 벌이기로 한 지 7개월만이다.
이번 협상에서 일본은 자동차와 농산품 등 물품으로 한정된 무역협정(TAG)을 요구하고 있지만, 미국은 서비스와 세관 절차 등 서비스까지 포함한 포괄적 자유무역협정(FTA)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가장 주목되는 건 환율 문제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13일(현지시간) 국제통화기금(IMF) 관련 회의 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미일 무역협상에서 환율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4일 보도했다.
므누신 장관은 “환율도 의제가 될 것”이라며 “협정에는 통화 평가 절하를 자제하는 환율조항을 포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측은 법적 구속력이 있는 무역협정에 환율조항이 포함되면 일본 측의 엔화 매도 개입 등이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며 환율조항 포함에 반발하고 있다.
므누신 장관은 지난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을 대체하는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에 ‘환율조항’이 포함된 점을 들며, 일본과의 무역협상에서도 USMCA와 마찬가지로 협정문에 환율조항을 넣을 생각임을 강조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법적 구속력이 강한 무역협정문에 환율 관련 조항을 넣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지적했다.
므누신은 조항 내용으로 ‘환율 정책의 투명성과 경쟁적인 통화 평가 절하 자제’를 꼽았다. 일각에서는 미국과 일본은 달러·엔 환율을 둘러싸고 첨예하게 대립해왔는데, 무역협정에 환율조항을 담으면 시장은 미국이 달러 강세 시정으로 무역적자를 해소하려 한다고 해석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15일부터 시작되는 무역협정 협상은 모테기 도시미쓰 경제재정·재생상이 미국을 방문해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2일간의 일정으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