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손잡으려는 이통사… 유료방송 지각변동 오나

입력 2019-04-1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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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19-04-15 17: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SKT-KT, 내년 디즈니 국내 진출에 맞춰 협력… 물밑작업 한창

▲디즈니의 새 스트리밍 서비스 '디즈니+'. AP연합뉴스
▲디즈니의 새 스트리밍 서비스 '디즈니+'. AP연합뉴스

월트디즈니컴퍼니(디즈니)가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 시장 진출을 선언하면서 국내 이동통신 3사가 디즈니와의 협력을 놓고 치열한 물밑 경쟁에 돌입했다. 글로벌 영향력 확대를 노리고 있는 디즈니와 손잡을 경우 향후 인터넷TV(IPTV) 시장 경쟁력은 물론 글로벌 미디어 사업자로 발돋움할 수 있다는 계산 때문으로 풀이된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통 3사는 디즈니와 협력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준비중이다. 디즈니는 오는 11월 한달에 약 8000원)의 요금으로 OTT 서비스 ‘디즈니+(플러스)’를 선보인다. 업계 1위 넷플릭스의 주력 상품(1만2000원)보다 무려 4000원이나 저렴하다. 디즈니는 마블과 픽사 영화 외에 13개의 고전 애니메이션 영화 등을 내세울 예정이다.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시장에는 내년 서비스를 내놓을 예정이다.

그동안 이통사들은 넷플릭스 같은 글로벌 콘텐츠 사업자의 국내 진출을 공공연히 비난해왔다. 주로 수익 배분이 불공정하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넷플릭스가 해외 사업자와 제휴할 때 수익 배분을 9:1로 요구하는데 이는 국내 사업자에 대한 역차별이라는 것이다. 통상 국내 PP(방송채널사용사업자)와 유료방송사업자 간 수익 배분율은 일반적으로 5:5나 6:4 수준이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넷플릭스를 IPTV 내 플랫폼내플랫폼(PIP) 방식으로 도입, OTT에 대한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그 결과 IPTV 시장에서 괄목할만한 성장을 거뒀다. 실제로 LG유플러스는 넷플릭스 토종 콘텐츠인 ‘킹덤’ 공개 후 일일 유치 고객이 3배 이상 증가하기도 했다.

LG유플러스가 넷플릭스와의 협업으로 IPTV 시장에서 괄목할만한 성적을 올리자 SK텔레콤과 KT도 글로벌 콘텐츠 사업자와 공격적인 협업에 나서는 모양이다. SK텔레콤과 KT도 디즈니와 협력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디즈니는 일본 이통사 NTT도코모와 계약을 맺었다. 아시아 시장 진출을 위해 한국 파트너사를 물색하고 있다는 점에서 협업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디즈니와 손잡을 것이 가장 유력한 업체는 SK텔레콤이다. SK텔레콤은 자회사 SK브로드밴드의 OTT ‘옥수수’와 지상파 3사 콘텐츠연합 플랫폼 ‘푹’을 합병해 이달 중 법인을 설립하고, 5월 중에는 토종 연합 OTT를 출시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옥수수+푹’의 OTT 연합 플랫폼 내 ‘디즈니+’가 입점하는 형태(PIP)로 디즈니와 제휴를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협상이 성사될 경우 ‘옥수수+푹’의 콘텐츠와‘디즈니 플러스’ 콘텐츠 까지 더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KT도 디즈니와 협업을 다각도로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KT는 이미 5G 상용화와 동시에 디즈니와 손잡고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KT는 디즈니 코리아와 협약을 맺고 영화 ‘어벤져스: 엔드게임’ 캐릭터를 활용한 5G 게임 ‘캐치 히어로즈’를 진행 중이다. 영화 속 캐릭터가 등장하는 증강현실(AR) 게임으로 KT 내부에서 수십억원의 마케팅비를 들여 홍보하는 등 관련 사업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KT 관계자는 “캐치 히어로즈 사업을 위해 디즈니와 수차례 스킨십을 했고 여기서 쌓아올린 상호 신뢰감이 추후 디즈니 플러스와 협력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IPTV 1위 사업자인 KT는 유료방송 합산규제로 인해 케이블TV 인수에 난항을 겪고 있다. 디즈니와의 협력이 절실한 이유다.

디즈니와 협력 결과에 따라 국내 유료방송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유료방송시장 점유율은 KT(KT스카이라이프 포함)가 30.86%로 1위다. 그 뒤를 SK브로드밴드는 13.97%, LG유플러스는 11.41%가 뒤쫓고 있다.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가 각각 케이블 업체인 딜라이브와 CJ헬로 인수를 선언했지만, KT점유율에는 한참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매출만 놓고 보면 2위 SK브로드밴드와 별차이가 없을 뿐더러 LG유플러스도 넷플릭스를 앞세워 빠른 속도로 추격하고 있다. KT는 지난해 IPTV에서 매출 1조4102억 원을 기록했다. 2위 SK브로드밴드 매출은 1조2906억 원으로 1000억 원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양사 매출 격차는 2017년 1970억 원 수준이던 게 지난해 절반 가까이 줄었다. 같은 기간 3위인 LG유플러스는 9199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올해 1조 원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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