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신세계그룹과 이마트를 이끌고 있는 오너 경영인의 경우 올해 들어서만 미국과 프랑스, 일본 등을 찾아 트렌드를 살피고 유통 관계자들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그는 본인의 SNS에 식품박람회 방문 사진을 게재하며 “매의 눈으로 상품 개발 중”이라는 글귀를 남기기도 했다.
‘설마 또’라는 생각이 스쳤다. 주력 채널인 대형마트의 부진으로 새로운 성장동력이 필요할 때 이 회사가 꺼내든 카드 중 하나가 ‘벤치마킹’이다. 수장이 유행에 민감한 트렌드세터로 유명한 만큼 그룹사는 해외에서 인기몰이 중인 것들은 국내에 들여와 비슷하게 벤치마킹하는 데 익숙하다.
실제로 생활용품 브랜드 ‘자주(JAJU)’는 일본의 ‘무인양품’을 따라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스타필드’는 글로벌 유통기업 ‘웨스트필드’와 유사하다. ‘삐에로쑈핑’에 대해 회사 측은 일본의 ‘돈키호테’에서 착안했다고 말했고, ‘노브랜드’ 역시 캐나다의 ‘노네임’에서 힌트를 얻었다.
해외에서 이미 성공한 사례를 국내로 들여오는 전략은 실패 확률이 비교적 낮은 편이다. 하지만 그러기에 이마트의 네임 밸류는 너무 크다. 이미 신세계그룹은 국내를 대표하는 유통 공룡이지 않은가.
이제는 ‘진짜’ 도전을 보여줄 때가 됐다. 더 이상 ‘벤치마킹’, ‘착안’, ‘힌트’, ‘아이디어’라는 단어로 포장하지 말았으면 한다. 임직원에게 실패는 두려워하지 말고, 끊임없는 ‘기업가 정신’을 주문한 것은 누구였나. “세상에 없던 것을 만들자”고 말했던 이 또한 누구였나.
이번 식품박람회에서 그가 얻은 아이디어는 무엇일까. 어떤 혁신을 보여줄지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