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계열사 퇴직연금 사업부에 내린 특명이다. 초고령화 사회를 앞두고 선제 대응을 통해 사적연금 ‘1등’을 거머쥐겠다는 의지가 묻어난다. 이를 위해 신한금융은 17일 은행과 증권, 보험에 흩어져 있는 사업을 통합해 컨트롤타워(퇴직연금 사업부문)를 만들기로 했다. 칸막이를 넘나들 수 있게 조직은 매트릭스 체제도 확대 개편한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자회사 간 상품 및 고객관리 역량을 결집해 ‘연금 운용 1위 브랜드 신한’을 목표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신경 쓰는 부문은 수익률이다. 2017년에도 퇴직연금 수익률은 1.88%로 그해 소비자 물가상승률(1.9%)에도 못 미쳤다. 기간을 늘려 2011년부터 2017년까지 따져봐도 3.1%밖에 안 된다.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국민연금의 연평균 수익률(5.1%)보다 못하다. 비교적 사적연금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는 미국의 경우 1997년부터 2016년까지 퇴직연금 수익률이 6%나 된다. 호주는 7%에 달한다.
이를 위해 지주사 내 글로벌 투자금융(GIB) 사업부문과 신한BNPP자산운용, 신한대체투자운용, 신한리츠운용 등 자본시장에서 성과를 내는 자회사들과 협업해 부동산, 인프라, 사회간접자본(SOC) 펀드 등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신한 전용상품’을 만들기로 했다. 사회 초년생을 대상으로 한 ‘생애주기 펀드 2050’도 내놓을 예정이다.
수수료 합리화 방안도 추진된다. “수익률은 바닥인데, 수수료만 떼간다”는 비난을 잠재우고 상품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함이다. 조 회장의 특별 지시이기도 하다.
또 온·오프라인 고객관리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그룹 통합 비대면 플랫폼인 ‘신한플러스’ 내에 퇴직연금 전용 플랫폼인 ‘스마트연금마당’도 만든다. 퇴직연금 상품을 한곳에 모아 비교할 수 있고, 상품 및 포트폴리오 변경 등 퇴직연금 관리도 손쉽게 할 수 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국내 퇴직연금 시장 성장세가 계속되고 있지만, 수익률이나 사후관리 등은 고객 눈높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이번 사업 체계 전면 개편을 통해 글로벌 최고 수준의 퇴직연금의 수익률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그룹 차원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