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매각이 공식화되면서 금융권도 바빠지고 있다. 가장 먼저 떠오른 관심사는 매각업무를 주도할 주관사가 어디냐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 매각 주관사로는 크레디트스위스(CS)가 우선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CS는 산은이 주도하는 M&A를 가장 많이 맡아온 곳이다. 산은은 최근 수년간 대부분의 '빅 딜'에서 주관사로 CS를 택했다.
산은이 중국 더블스타에 금호타이어 지분 45%를 매각할 때도, 앞서 박삼구 회장 측에 금호산업을 넘길 때도 CS가 이를 맡았다. CS는 최근 진행 중인 동부제철 매각 주관사에도 선정됐다.
이경인 CS 대표가 산은 구조조정실과 친분이 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수료 측면에서도 CS보다 낮은 곳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산은은 공공기관인 탓에 수수료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한 관계자는 "CS가 산은 딜을 독점하다시피 한 것은 수수료가 저렴하기 때문"이라며 "개인적인 친분도 한몫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시아나항공 매각은 국내에서 시작과 끝을 맺는 거래다. 국적항공사인 탓에 관련법상 외국계 인수자가 들어올 수 없다. 이에 원매자가 국내 기업인데 굳이 해외 IB가 들어와야 하는지에 대한 불만이 제기된다.
사모펀드 관계자는 "국내 딜은 국내 증권사가 맡는 것이 맞지만 이런 빅 딜을 원활하게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증권사가 많지는 않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매각 주관사로 CS와 삼일ㆍ삼정ㆍ안진ㆍ한영 등 국내 4대 회계법인이 함께 선임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삼일회계법인은 산은의 금호그룹 관련 딜에 참여한 바 있다. 박삼구 회장 측에 금호산업 구주 '50%+1주'를 매각할 당시 매각 주관사인 CS와 함께 회계자문을 맡았다. 더블스타의 금호타이어 인수에도 실사를 진행했다.
한영회계법인은 금호산업의 자구안을 자문해 이번 매각에도 합류할 가능성이 있다. 일각에서는 이미 CS와 한영을 매각 주관사로 유력하게 거론한다.
삼정회계법인은 최근 현대중공업이 인수하기로 한 대우조선해양의 매각 주관사로 선정된 바 있다.
국내 회계법인이 원매자의 자문을 맡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안진회계법인은 금호타이어 매각 딜에서 인수 측인 더블스타의 회계 실사를 도왔던 경험이 있다.
이동걸 회장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4월 말이나 5월 초쯤 재무구조개선 MOU가 작성되면 그 이후에 매각주관사를 선정하는 것으로 안다"면서 "매각주관사는 공개적으로 투명한 절차에 의해 선정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