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등 주력 수출품목 부진과 설비투자 저조가 우리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과 소비의 완만한 증가세와 함께 이같은 부진이 올 하반기부터는 회복될 것이란 전망이다. 하지만 여전히 향후 불확실성도 높아 장담하긴 일러 보인다.
최근 관심이 큰 고용부문은 기존 전망치를 유지했다. 경상수지 흑자폭도 축소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재정정책이 확장적으로 운용되는 가운데, 소비가 완만한 증가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에 큰 변화가 없기 때문이다. 아울러 수출과 설비투자 역시 금년 하반기이후 점차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부문별로 보면 민간소비는 기존 전망치(2.6%) 대비 0.1%포인트 낮추는데 그친 2.5%를 예상했다. 정부의 이전지출과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전월세가격 안정에 따른 주거비 부담 완화 등이 가계의 소비여력을 증대시킬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다만 가계소득은 고용여건이 개선되겠지만 자영업 업황 부진 등으로 증가세가 둔화할 것으로 봤다.
설비투자는 금년 상반기중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정보통신(IT) 부문 조정이 지속되면서 기존 2.0%에서 0.4%로 급감할 것으로 봤다. 다만 IT부문은 하반기 이후 증가세로 전환하고 비IT부문도 전반적으로 지난해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건설투자는 올해 마이너스(-)3.2%, 내년 -1.8%를 기록하며 성장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이는 1월 전망치 대비 올해는 같지만 내년(-2.0%)은 소폭 호전될 것으로 본 것이다. 특히 주거용 건물은 최근 2~3년간 선행지표가 하락하면서 감소세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비주거용 건물은 상업용 건물을 중심으로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토목은 발전소 건설을 중심으로 한 민간부문 사회간접자본(SOC) 투자가 진행되고 있고, 정부의 조기착공 지원 등 영향으로 올 하반기 이후 부진이 점차 완화될 것으로 봤다.
상품수출은 기존 3.1%에서 2.7%로, 상품수입은 기존 2.3%에서 1.6%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통관수출이 물량기준으로는 증가흐름이 이어지겠지만, 반도체단가 하락에 감소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기 때문이다. 성장기여도 측면에서는 내수가 지난해 1.3%포인트에서 올해 1.5%포인트로 확대되는 반면, 수출은 같은기간 1.4%포인트에서 1.0%포인트로 낮아질 것으로 봤다.
경상수지 흑자폭도 당초 올해 690억달러, 내년 670억달러에서 각각 665억달러와 650억달러로 축소될 것으로 봤다. 이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올해는 4% 내외, 내년은 3%대 후반 수준이다. 세계교역 증가세 둔화와 주력 품목의 수출여건 악화 등으로 수출이 감소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다만 외국인 관광객수 증가에 따른 여행수지 개선세는 이어질 것으로 봤다.
한은은 미중 무역협상 타결에 따른 불확실성 완화와 추경편성 등 정부대책에 따른 내수여건 개선 등을 상방요인으로, 글로벌 무역분쟁 심화와 글로벌 반도체수요 회복 지연 등을 하방요인으로 꼽았다.
소비자물가는 올해 1.4%에서 1.1%로 낮춰잡은 반면, 내년은 1.6%를 유지햇다. 올해는 임금상승세 지속 등이 상방요인으로 작용하겠지만, 수요측 압력이 크지 않고, 작년보다 낮은 국제유가 등 해외요인과 복지정책 강화 등이 하방압력일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다만 하반기로 갈수록 공급측 하방압력이 완화되고, 유류세 인하 종료 등으로 오름세가 점차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밖에도 취업자수 증감폭은 올해 14만명, 내년 17만명으로 당초 전망과 같았다. 실업률(올해 3.8%, 내년 3.7%)과 고용률(올해 60.7%, 내년 60.8%)도 기존 전망을 유지했다.
정부의 일자리와 소득지원 정책, 외국인 관광객수 회복 등이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다만 제조업 및 건설업 업황부진은 제약요인으로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