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산 원유 수입 금지로 '가닥'…석화업계 '플랜B' 가동하나

입력 2019-04-22 13:24 수정 2019-04-22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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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예외조치 연장 안하기로…업계 "원유 수입선 다변화ㆍ국제 유가 '촉각'"

미국이 이란산 원유 수입 금지 예외조치를 연장하지 않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국내 석유화학 업계의 이란산 초경질유(콘덴세이트) 수입도 불투명해졌다.

이란산 콘덴세이트 수입이 재개된지 4개월 여만에 다시 수입선이 막히며 업계는 수입이 금지될 경우를 대비해 수립한 수입 다변화 등 ‘플랜B’를 가동할 방침이다. 다만 이란산 콘덴세이트의 품질과 수송비 등을 완벽하게 대체할 수는 없어 경쟁력 약화는 불가피한 실정이다.

22일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들은 미국이 이란산 원유 제재와 관련해 한국을 비롯한 8개국에 대해 인정했던 한시적 예외 조치를 연장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다만 이란산 원유 수입을 줄일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줄지, 곧바로 내달 3일부터 수입을 당장 중단하지 않으면 제재를 적용할지는 명확히 발표되지 않았다.

앞서 미국은 지난해 11월 5일 이란에 대한 경제·금융 제재 전면 복원을 발표하면서 한국을 포함, 중국, 인도, 이탈리아, 그리스, 일본, 대만, 터키 등 8개국에 대해 한시적 예외를 인정한 바 있다. 당시 180일 시한으로 정하면서 수입 연장을 6개월마다 결정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나프타 함량이 높고 가격 경쟁력이 있는 이란산 콘덴세이트를 선호하는 SK에너지, 현대오일뱅크, 한화토탈 등 국내 업체들은 이란 경제 제재가 한시적으로 풀리자 곧장 이란산 원유를 수입을 재개했다. 수입이 재개된 첫 달인 1월에 196만 배럴을 수입했고 2월에는 4배 이상 늘어난 844만 배럴을 들여왔다.

콘덴세이트는 원유의 일종으로 석유화학제품의 기초 원료인 나프타를 뽑아내는 데 최적화됐다. 이란산 콘덴세이트는 품질을 좌우하는 요소인 나프타 함유량이 70%를 상회하는 반면, 카타르 등 비(非) 이란산 경유는 나프타 함유량이 50%대에 불과하다.

수입이 재개된지 넉 달만에 다시 수입 금지 조치가 내리자 업계에선 예상했던 부분으로 수급에는 영향은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원유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업계에서는 수송비 등 원가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이란산 콘덴세이트가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이 원료를 대체해야 하는 점에선 아쉽다는 입장이다. 또한 비이란산 콘덴세이트의 나프타 함량이 수율을 높이는 것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 초 한시적으로 수입을 재개하면서 수입이 다시 금지될 경우도 계산했기 때문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수익성 측면에선 아쉬운 면이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이란산 원유 수입이 금지됐던 지난해처럼 카타르, 미국 등으로 수입선을 다변화할 계획이다.

다만 업계는 이번 미국의 결정이 전 세계 원유시장에도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추가 유가 상승의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제유가는 올해 들어 석유수출국기구(OPEC)·비OPEC 주요 산유국 감산과 일부 산유국의 정정 불안 등으로 연초보다 30∼40% 급등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란산 원유 수입 금지에 대한 계산은 이미 해놓았지만 아쉬운 부분이 많다”면서 “국제 유가가 추가 상승할지도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왼쪽)과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지난해 11월 5일(현지시간) 워싱턴 DC의 내셔널 프레스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미국 정부가 원유 거래 차단 등 대(對)이란 제재를 전면 재개한 가운데, 한국 등 8개국을 한시적 예외국가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AP뉴시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왼쪽)과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지난해 11월 5일(현지시간) 워싱턴 DC의 내셔널 프레스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미국 정부가 원유 거래 차단 등 대(對)이란 제재를 전면 재개한 가운데, 한국 등 8개국을 한시적 예외국가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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