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미국의 8개국 이란 제재 유예 철폐 소식에 급등

입력 2019-04-22 13:37 수정 2019-04-22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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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렌트유, 작년 11월 이후 최고치…WTI도 2% 뛰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한국과 중국, 일본 등 8개국에 적용했던 대이란 제재 유예 조치를 철폐한다는 소식에 국제유가가 급등했다.

22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국제유가 벤치마크 중 하나인 브렌트유 가격은 이날 아시아 시장에서 전 거래일 대비 2.5% 급등한 배럴당 73.77달러로,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도 2.1% 오른 배럴당 65.39달러로, 거의 6개월 만의 최고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한 미국 정부 관리는 FT에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이날 이란 제재 한시적 예외가 끝나는 5월 초에 이를 더는 연장하지 않을 것이라는 방침을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이란에 대한 압박을 더욱 강화하려는 트럼프 정부의 최신 시도라고 FT는 설명했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11월 석유 부문을 이란 경제 제재 대상에 추가하면서 원유 수입을 하지 않을 것을 전 세계 각국에 촉구했다. 다만 전면적인 금지는 고유가를 초래할 수 있어 한중일 3국과 인도 대만 터키 그리스 이탈리아 등 8개국에 대해서는 제재를 적용하지 않고 수입을 계속하는 것을 인정했다. 제재 유예는 180일마다 재검토돼야 하며 5월 2일이 바로 그 시점에 해당된다.

8개국 중 중국과 인도, 터키 등이 미국의 요청을 따를지는 불확실하다. 그러나 미국의 제재 대상이 되면 이란산 원유를 수입한 기업을 상대로 거래를 중개한 금융기관이 달러를 처리할 수 없게 되고 미국 내 자산이 동결되는 등 큰 불이익을 받게 된다. 이에 전면적인 제재 적용으로 각국의 이란산 원유 수입이 대폭 줄면서 국제유가 상승으로 이어질 리스크가 있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의 증산이 이란 원유 공급 감소를 상쇄할 수 있다는 인식으로 제재 유예를 더는 인정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이란이 원유 판매로 얻은 수익을 탄도미사일 개발, 시리아와 레바논 무장세력 지원 등에 이용해 중동 정세 혼란을 초래하고 동맹국인 이스라엘을 위협하고 있다고 비판해왔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지난 2월 이란의 원유 생산량은 하루 274만 배럴로, 전년 동월 대비 30% 감소했다. 이란의 원유 수출량은 하루 100만 배럴로, 이는 전 세계 수요의 1%를 감당할 수 있는 규모다.

트럼프 정부가 이란은 물론 베네수엘라에도 제재를 부과하면서 강한 공급 압박에 국제유가는 올해 강한 상승 압박을 받아왔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이 감산을 지속한 것도 유가를 지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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