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현대중공업 새 합작법인 본사 이전 놓고 충돌

입력 2019-04-24 11:20 수정 2019-04-24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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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 M&A 구조도( 제공=한국신용평가)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 M&A 구조도( 제공=한국신용평가)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합병(M&A)이 본사 이전 문제를 놓고 산업은행과 울산 지역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사측과 산업은행은 기존 계획대로 합작 본사를 서울로 이전한다는 방침이지만, 울산광역시와 노동조합은 이에 반대하며 갈등을 빚는 양상이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의 M&A로 탄생하는 중간 지주회사인 한국조선해양은 현대사옥이 있는 서울 계동에 위치하게 된다. 분할 존속법인으로 상장해 자회사와 투자회사의 지분관리, 신기술 및 기초연구 부문 등의 사업을 영위할 예정이다.

분할 신설법인인 현대중공업은 울산에서 조선, 특수선, 해양플랜트, 엔진 등 사업을 담당한다. 비상장사로 1억6000만주를 신규 발행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의 발행 주식은 한국조선해양이 100% 보유하게 된다.

분할 후 재무구조를 살펴보면 한국조선해양은 △유동자산 1조3800억 원 △현금 및 현금성자산 8800억 원 △비유동자산 9조9800억 원 △유동부채 900억 원 △비유동부채 700억 원 규모다.

현대중공업은 △유동자산 6조5100억 원 △현금 및 현금성자산 7500억 원 △비유동자산 6조6300억 원 △유동부채 5조5400억 원 △비유동부채 1조5100억 원 규모가 된다.

이에 노조에서는 7조 원이 넘는 부채를 사업회사에 떠넘기고 8800억 원의 알짜 자산을 가져간다며 반대하는 입장이다. 또 회사 법인세 납부액 중 10%의 지방세가 줄어들고, 수익 대부분은 한국조선해양으로 넘어가 지역경제가 저하될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김형균 정책기획실장은 “투자부문과 현금성 자산은 본사로 다 가져가고, 사업회사는 운영자금도 적고 부채 비율은 높아져 어려움에 직면하게 된다”며 “조금만 위기가 와도 구조조정 카드를 꺼낼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 실장은 “100% 자회사 형태로 노사 교섭 자체를 모회사의 지시에 따르게 돼 원청과 하청 형태의 양상이 벌어질 것”이라며 “상표권과 특허권 등 가만히 앉아서 돈이 되는 기술과 연구분야는 위로 올라가고, 울산은 생산기지화로 성과 분배구조에도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울산시청 관계자는 “지방분권이 강화되고 있는 판에 기업은 거꾸로 수도권을 중심으로 모이는 형태가 우려스럽다”면서 “사측은 기업 승계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지배구조의 변화가 세수 등 지자체에 미치는 영향을 따져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산업은행 관계자는 “노조에서 반대하지만 직접 생산과 관련해 실질적인 고용효과가 큰 조선업은 울산에 그대로 남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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