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 사회적 가치를 되찾는 도시재생

입력 2019-04-2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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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용식 수목건축 대표

How many roads must a man walk down Before you call him a man? (사람은 얼마나 많은 길을 걸어 봐야 진정한 인생을 깨닫게 될까?)

How many seas must a white dove sail Before she sleeps on the sand? (흰 비둘기는 얼마나 많은 바다 위를 날아 봐야 백사장에 편안히 잠들 수 있을까?)

2016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미국의 가수 밥 딜런의 노래 ‘Blowin’ in the Wind’ 가사 일부이다.

과학기술의 발전과 개인을 연결하는 인터넷 환경, 빅데이터로 모아지는 정보들, 빠르게 변하는 사회·경제적 환경에 비해 여전히 낙후된 도시 곳곳의 주거 환경을 보면서 어떻게 하면 더 나은 도시환경을 만들어 갈 수 있을까? 앞으로 한국의 미래 도시는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하는 생각을 한다. 사회적 관계와 경제적 변화에 따라 사람들의 삶의 형태와 라이프스타일이 변화하고 있지만, 그에 따른 주거공간 개선과 변화 속도는 더디게만 느껴지는 요즘이다.

밥 딜런은 포크 음악으로 우주를 탐구하고, 그림을 그린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리고 사람들과 세상의 이야기를 포크 음악 가사로 만들기 위해 세상의 이야기를 찾아 나섰다고 한다. 밥 딜런의 철학과 노래에 담겨져 있는 세상과 사람들의 이야기처럼 도시 혹 사람들의 삶에 주목해서 주민의 삶을 다시 살펴 사회적 가치를 되찾아가는 과정이 도시재생이 아닐까?

‘어린 시절의 추억이 깃든 곳에 찾아와 젊은이들과 소통하고 마지막 삶을 사는 것.’ 각 세대가 서로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한 제너레이션 믹스(Generation Mix)의 사례인 일본 다마다이라 지역의 철학이다.

이 지역은 셰어하우스 2개 동, 텃밭과 임대주택 1개 동 , 고령자 주택 2개 동으로 이루어졌다. 텃밭을 중심으로 임대주택에는 중년층이 거주하고, 셰어하우스에는 젊은층 , 나머지 2개 동에는 고령자 등 서로 관계없어 보이는 세대들이 한마을에 모여 살고 있다.

텃밭에서 야채를 가꿔 주민들이 함께 나눠 먹고, 커뮤니티 시설을 두어 각 동의 서로 다른 세대가 교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고령자들은 젊은이들을 위해 밥을 지어 먹이는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각 세대가 서로의 삶을 살면서 교류할 수 있는 접점을 찾고 있다. 도심 속 지역 내 주민들의 소통으로 또 다른 세상을 만들어 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 중 하나다.

도시재생에 있어 사람들이 모이고 함께 활동하는 장소와 프로그램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도심 속 노후한 주거지의 도시재생은 사회적 가치 추구와도 맞닿아 있어, 주민들의 삶에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관련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데까지 이어질 수 있어야 한다.

이를 통해 낙후된 도심지역을 마을 단위로 새롭게 구성하여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지역주민 맞춤형 도시재생이 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역주민의 필요와 요구에 맞춘 공간과 프로그램을 계획하여 실천해가는 과정에 있어 주민과의 소통을 통해 인내심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지역주민의 삶을 돌보는 도시재생이 가능하다.

도시재생은 도시 속 사람들의 삶을 다시 바라볼 수 있는 기회다. 주민들이 함께하는 코워킹(Co-working) 공간을 마련해 그들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중심으로 일, 교육, 돌봄, 교류, 협동조합 등 함께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 이를 통해 정서적 교감과 성장을 유도하고, 주민 개개인의 삶 속에 녹아들어 그들만의 삶의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공간을 재구성한다는 것이 바로 도시재생의 역할이 중요한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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