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기사들이 격무와 박봉에 시달린다는 것은 옛 이이야기다. 이제는 노력한 만큼 연간 억대까지도 벌 수 있는 직업으로 ‘택배 기사’가 떠오르고 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CJ대한통운 택배기사의 평균 연소득은 6937만 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에서 연 1억 원 이상의 소득을 얻는 택배기사는 전체 통계 대상의 4.6%에 해당하는 559명으로 나타났다.
또 상위 22.5%의 연소득은 8000만 원 이상으로 나타났으며 전체의 71.5%는 연소득 6000만원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이 중에서 부가세 및 종합소득세, 유류비, 통신비 등 각종 비용을 공제한 실제의 순소득은 5200만 원 안팎인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택배기사는 집배점과 계약을 맺은 개인사업자로 계약사항 및 배송구역별, 개인별 비용에 차이가 있어 동일한 공제비율을 산출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상위 소득자와 하위 소득자의 격차가 크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이는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가계금융복지조사’의 국내 개인사업자 평균 사업소득 4290만원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억대 투자비가 필요한 가맹사업 등과 달리 택배기사는 1000만원~2200만원 상당의 1톤 트럭 1대만 투자하면 일을 시작할 수 있어 투자 대비 수익률이 매우 높다는 점이 한 몫했다.
또 상위 소득자의 경우 주로 개인 영업을 통해 대형 거래처를 확보해 집화 업무에 집중하고 별도의 아르바이트 인력을 고용해 배송 업무를 위탁해 높은 수입을 올리고 있다.
아울러 부부가 함께 구역을 나눠 함께 배송해 총 배달량과 수입을 높이고 있는 사례도 많다.합산소득이 연 4억 원을 초과하는 경북지역의 모 택배기사 부부, 90% 이상의 소득을 배송으로 얻는 경기도 시흥의 모 택배기사 부부 등은 아르바이트를 쓰거나 부부가 협력해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반면 연소득이 낮은 경우는 대부분 일을 시작한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거나 배송시간을 줄이기 위해 자발적으로 배송 물량을 조절한 경우로 분석된다.
이처럼 개인사업자인 택배기사는 일반 직장인에 비해 △연령에 관계없이 계약이 지속된다는 점 △배송시간을 조절할 수 있다는 점 △물량이 계속 증가한다는점 △개인영업을 통해 집화 물량을 늘릴 수 있다는 점 △자유롭게 아르바이트를 고용해 배송을 분담할 수 있다는 점 등이 장점으로 꼽힌다.
물량이 증가했음에도 자동분류장치 ‘휠소터’ 도입과 배송밀집도 상승으로 작업강도는 상대적으로 완화됐다는 점도 업계에서는 반길만한 변화다.
휠소터는 컨베이어 벨트에 내장된 소형 바퀴가 택배상자를 배송구역별로 자동 분류해주는 장비다.
휠소터 도입으로 택배기사가 조를 편성해 아침 출근시간을 늦추거나, 분류에 소요되던 시간을 배송으로 돌릴 수 있어 효율성이 크게 높아졌다.
CJ대한통운은 휠소터에 1400여 억원을 투입해 현재 설치대상 178곳 중 93% 수준인 166곳에 설치를 완료했다. 이와 함께 단위구역당 배송상자수가 늘어나면서 밀집도가 증가해 택배기사의 배송 효율이 크게 향상됐다.
CJ대한통운관계자는 “택배산업은 배송·집화 기사 뿐 아니라 택배 서비스를 기반으로 사업을 영위하는 중소상공인, 간선차량 운전기사, 인력 도급회사, 고객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하나의 유기체처럼 형성돼 성장한 네트워크 산업”이라며 “고객에게 최고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함과 동시에 작업환경 개선, 상생 프로그램 등을 통해 모든 구성원들이 동반성장하는 건전한 생태계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택배시장은 온라인·모바일쇼핑이 활성화되면서 지속적으로 성장해왔다. 통합물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총 택배 물량은 25억4300만개, 매출액은 5조6673억 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9.6%, 8.7% 증가했다.
CJ대한통운은 12억 2440만 상자를 배송했으며 시장 점유율은 48.2%에 이른다. 국내 경제활동인구(2758만명) 1인당 연 44.4회 CJ대한통운 택배를 받은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