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보유한 국내 이동통신사가 ‘보이는 인공지능(AI) 스피커’ 경쟁에 돌입했다. 얼마 전 SK텔레콤이 AI 스피커에 디스플레이를 단 보이는 AI 스피커를 내놓자 이번에는 KT가 화면과 셋톱박스를 결합한 ‘일체형 AI TV’를 출시하면서 맞불을 놨다. 핵심 사업으로 꼽히는 키즈 콘텐츠를 선점하는 쪽이 시장 주도권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29일 KT는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에서 기자설명회를 열어 국내 최초 일체형 AI TV ‘기가지니 테이블TV’를 공개했다. SK텔레콤이 내놓은 보이는 AI 기기 ‘누구 네모’를 겨냥한 제품이다. 해외에선 이미 보이는 AI 스피커 개발이 한창이다. 2017년 아마존이 ‘에코 쇼(show)’를 출시했다. 이후 구글, 레노보 등 글로벌 업체들이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AI스피커를 연이어 출시하는 등 관련 시장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추세다.
업계 관계자는 “초기 국내의 보이는 AI 시장의 경우 교육용 콘텐츠를 통한 키즈 사업이 승부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어떤 회사가 경쟁력 있는 키즈 콘텐츠를 출시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가지니 테이블TV는 셋톱박스에 디스플레이를 결합해 화면이 달린 타사 AI 스피커와 달리 개인용 TV로도 활용할 수 있다. 디스플레이 크기는 11.6인치이고, 유선랜 없이 와이파이 연결만으로 이용할 수 있어 전원만 연결할 수 있으면 침실, 주방, 서재 등 어디서나 TV를 볼 수 있다.
기존 기가지니처럼 하만카돈의 프리미엄 스피커를 탑재했다. 올레tv를 시청하기 위해서는 IPTV 이용료를 부담해야 한다.
김채희 KT AI사업단장(상무)은 “화면이 달린 AI 스피커가 계속 출시되고 있는데 이런 스피커는 음성과 함께 화면으로 직관적인 설명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며 “우리 제품은 하드웨어적으로도 경쟁사(SK텔레콤)에 비해 우수하고, IPTV가 내장됐다는 것이 타사 제품과의 가장 큰 차별점”이라고 설명했다.
KT는 AI TV 시장 초기 주도권을 잡기 위해 키즈 콘텐츠 중심의 개인화 서비스를 확대하기로 했다. KT는 개인화 음성합성(P-TTS) 기술에 기반해 기가지니가 부모의 목소리로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내 목소리 동화’를 선보인다. 일반인의 목소리로 P-TTS 기반 상용 서비스를 구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마트폰을 통해 300문장을 녹음하면 추가로 녹음할 필요 없이 새로운 동화를 부모 목소리로 들려줄 수 있다. 또 아이의 선택에 따라 결말이 달라지는 동화책 서비스 ‘핑크퐁 이야기극장’, 대교 상상키즈 북클럽에 AI 서비스를 결합한 ‘기가지니 북클럽’ 서비스도 선보일 예정이다.
앞서 18일 SK텔레콤도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AI 스피커 ‘누구 네모’를 출시했다. 누구 네모는 7인치 디스플레이를 달아 AI 스피커가 전달하는 정보를 보다 직관적이고 정확하게 전달한다. SK텔레콤은 누구 네모를 통해 인기 어린이 콘텐츠인 핑크퐁 놀이학습 5종을 무료로 제공한다. ‘상어가족’ 노래로 유명한 스마트스터디의 핑크퐁은 어린이들이 애니메이션, 동요, 게임 등을 통해 한글, 영어, 수학 등을 배울 수 있는 콘텐츠 브랜드다.
핑크퐁 놀이학습 5종에는 최고 인기 콘텐츠인 영어 공부용 ‘핑크퐁! ABC파닉스’와 수학 공부용 ‘핑크퐁! 123 숫자놀이’, ‘코코몽 놀이학습’ 1종 등을 포함했다. 영상 인식 기반의 어린이용 학습게임도 새롭게 개발·제공할 계획이다. 어린이들은 ‘거꾸로 가위바위보’, ‘고고고(크고 많고 길고)’ 등의 게임을 통해 다양한 손동작을 해보며 지각능력과 순발력, 응용능력 등을 키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