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어트가 다음 주부터 미국과 유럽 중남미의 100개 지역에서 약 2000개의 고급주택을 숙박시설로 제공하는 숙박공유사업을 시작한다고 2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리서치 업체 STR에 따르면 메리어트는 전 세계에 약 130만 개의 객실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에어비앤비가 확보한 객실 수는 492만 개로, 메리어트 등 호텔을 압도하고 있다.
메리어트는 유럽에서 먼저 시험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영국 숙박공유 관리업체 호스트메이커와 제휴해 프랑스 파리와 이탈리아 로마, 포르투갈 리스본, 영국 런던 등에서 총 340채를 제공해 성공을 거뒀다.
유럽 실험에서 메리어트는 숙박공유를 선택한 고객들이 호텔보다 일반적으로 세 배 이상 더 오래 머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주방과 세탁시설, 더 넓은 공간 등의 이점도 고객이 숙박공유에 끌리는 이유다. 메리어트는 호스트메이커를 통해 유럽 숙박공유시설에 24시간 인터넷 연결과 직접 방문 체크인 서비스 등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고객들은 메리어트 웹사이트를 통해 숙박공유를 신청할 수 있다. 호텔과 마찬가지로 숙박에 따른 포인트도 제공한다.
업계 사정에 밝은 관계자에 따르면 힐튼월드와이드홀딩스와 하얏트호텔 등 다른 호텔 대기업도 숙박공유사업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그동안 에어비앤비나 익스페디아그룹 산하 홈어웨이 등 숙박공유업체들을 경쟁자로 간주하지 않았던 호텔 업계는 이제 에어비앤비 등이 자신들의 파이를 빼앗아가고 있다는 점을 분명하게 인식하고 있다고 WSJ는 설명했다.
메리어트 전에도 일부 호텔이 숙박공유사업에 살짝 발을 걸쳤지만 아직 가시적인 성과는 나오지 않았다.
프랑스 호텔 대기업 아코르는 지난 2016년 호화주택 전문 숙박공유업체 원파인스테이를 인수했으나 지난해 10월 해당 사업부 실적이 적자로 돌아섰다고 밝혔다. 하얏트도 원파인스테이 지분 일부를 보유하고 있다.
에어비앤비는 전통적인 호텔사업을 공격적으로 확대하면서 맞불을 놓고 있다. 에어비앤비는 지난달 호텔 예약 앱인 호텔투나잇을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최근 인도 호텔 예약 플랫폼인 오요(Oyo)에도 투자했다.
에어비앤비는 내년 기업공개(IPO)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증시 상장에 앞서 사업을 다각화하면 자사 가치를 더욱 높일 수 있다는 의도로 호텔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으로 풀이된다.
에어비앤비는 그동안 호텔의 주요 고객이었던 기업들도 공략하고 있다. 에어비앤비는 현재 약 40만 개 기업이 자사를 숙박 대상에 포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기업 출장 고객을 대상으로 호텔과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숙박공유 스타트업 리릭(Lyric)에 대한 1억6000만 달러(약 1865억 원) 투자 라운드도 주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