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현금없는 M&A' 주의보

입력 2019-04-30 14:26 수정 2019-04-30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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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시장에서 현금 없이 전환사채(CB)만으로 인수합병(M&A)을 하는 사례가 나타나면서 기업의 재무 악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류AI센터는 이달 초 케이벤코리아 주식 4만8000주를 인수하면서 인수대금 48억 원을 CB 발행으로 상계처리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한류타임스도 말레이시아 댁시 지분 13.5%를 인수하면서 인수대금 54억 원을 CB로 납입했다.

이들은 인수대금을 현금이 아닌 자사 CB로 대신 납입해 자금 유출 없이 지분을 인수했다. 회계상으로 CB 취득 대금과 주식 매매 대금을 상계하는 방식이다. 실제 현금 이동은 거의 없는 셈이다.

옐로모바일 계열사 데일리블록체인도 지난달 케어랩스 주식 20만 주를 취득하면서 인수대금 35억 원을 CB로 지급했다.

옐로모바일은 '현금없는 M&A'의 대표주자다. 2012년 창업 후 지분 맞교환 방식으로 M&A를 추진해 사세를 확장했다. 2014년 기업가치 1조 원의 '유니콘'으로 이름을 날리고 코스닥 상장사 3곳을 보유 중이나 현재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다.

지난해 한 달 사이 4개사를 CB 상계처리로 인수한 데코앤이는 회사 사정이 악화하면서 인수했던 기업을 다시 토해냈다. 감사의견 거절, 상장폐지 위기 등으로 기한이익을 상실하면서 지난해 인수한 예능제작사 에이나인미디어를 초록뱀에 재매각했다.

CB발행은 기업 재무에 부담이다. 부채가 증가하는 탓이다. 주식으로 전환하면 부채 부담은 없어지나 주식 수가 늘어나 주가가 하락할 수도 있다. 이른바 '오버행'이다.

인수 과정에 현금이 들어가지 않으니 가치가 '뻥튀기'될 가능성도 크다. 올해 초 화신테크는 유테크 주식 77만6053주를 취득하면서 70억 원을 CB로 대용납입했다. 주당 취득금액은 약 9000원으로 당시 주가의 3~4배에 달했다. 그러나 현재 주가는 1300원대로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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