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 하락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10분기 만에 최소 영업이익을 낸 삼성전자의 2분기 이후 실적 전망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삼성전자 역시 30일 실적을 발표하며 “2분기는 일부 세트제품 성수기 효과가 기대되나 메모리는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주요 업체들의 메모리 반도체 재고 조정 및 수요 회복으로 2분기부터 서서히 살아날 것이란 낙관론도 만만치 않아 향후 D램 가격 추이에 반도체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증권가의 삼성전자 2분기 실적 컨센서스(전망치 평균)는 매출 53조4400억 원, 영업이익 6조5500억 원이다. 1분기 영업익 6조2000억 원보다는 다소 늘었지만, 큰 변화는 없다.
지난해 말부터 본격화한 메모리 가격 하락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디스플레이 사업 흑자전환 가능성도 크지 않다. 스마트폰 사업 역시 큰 폭의 실적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이런 전망의 근거다.
일각에서는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수요가 살아나지 않으면 2분기 영업이익이 1분기보다 오히려 줄어들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내놓는다.
특히 메모리 가격 내림세가 2분기 들어서도 이어지고 있다는 게 문제다. 이날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인 디램익스체인지 보고서에 따르면 PC에 주로 사용되는 DDR4 8기가비트(Gb) D램 제품의 가격은 이날 기준 평균 4.00달러로, 한 달 전보다 무려 12.3%나 급락했다. 올 들어 4개월 연속 두 자릿수 하락률을 이어간 것이다. 2016년 9월(3.31달러) 이후 2년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가격이다.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USB 드라이브 등에 사용되는 낸드플래시의 범용 제품인 128Gb MLC(멀티플 레벨 셀)도 지난달 말(4.11달러)보다 4.0%나 떨어진 3.98달러를 기록하며 4달러선이 무너졌다. 지난해 5.78달러까지 치솟았던 이 제품의 가격은 지난해 12월부터 5개월 연속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2016년 10월 가격으로 되돌아갔다.
디램익스체인지는 보고서에서 “D램 과잉공급 현상이 계속되면서 2분기에도 큰 폭의 가격 하락세가 이어질 전망”이라면서 “낸드플래시도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메모리 시장의 불확실성을 인정하면서도 향후 실적에 대해 낙관적인 관측을 내놨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서버용 D램은 고객사 재고 수준에 따라 정도와 시점의 차이는 있어도 2분기 재고 안정화에 따른 수요 회복이 점차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낸드의 경우 “가격 하락이 지속하면서 고용량 스토리지 채용이 확대됐고,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에서 SSD로의 전환도 가속화하고 있다”며 “2분기 시장 상황이 안정화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 밖에 제품 리뷰 과정에서 품질 이슈가 불거진 갤럭시 폴드의 출시 일정에 대해서는 “대책을 강구하기 위해 일정 연기를 발표한 것이고 출시 일정은 별도 공지하겠다”며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