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은 3일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모두 사모펀드를 선정했다. 카드와 보험업계 관계자는 한목소리로 “예상 밖 결과”라는 반응을 보였다. 또 사모펀드의 목표는 몸값을 올려 재매각하는 데 있는 만큼 인력 감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날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카드와 롯데손보 우선협상대상자에 각각 한앤컴퍼니와 JKL파트너스를 선정했다. 한앤컴퍼니는 롯데카드 지분 80% 인수에 1조4400억 원을 제시했고, JKL파트너스는 인수가 4000억 원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롯데카드는 하나금융지주와 우리은행·MBK파트너스 컨소시엄 등 복수의 금융그룹이 인수를 적극적으로 추진해왔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한앤컴퍼니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입맛만 다신 형국이다.
하나금융그룹 고위 관계자는 이날 결과에 대해 “카드 쪽에선 (롯데카드를) 인수해 규모를 키워 발전 기회로 삼으려 했지만 탈락해 아쉽다”며 “한앤컴퍼니 쪽에서 가격을 세게 쓴 감이 없잖아 있다”고 말했다.
카드업계도 사모펀드 인수가 예상 밖 일이라는 입장이다. 한 대형카드사 관계자는 “한앤컴퍼니는 사모펀드 정도로만 알려져 있는데 (우선협상자로 선정돼) 예상 밖이었다”며 “금융당국 입장이나 관리 측면에선 금융지주사가 가져갈 것으로 생각했었다”고 말했다.
이에 금융그룹이 롯데카드를 인수하지 못함에 따라 업계 안팎에서 예상한 카드업계 순위 변동은 추후 재매각 전까지 없을 전망이다. 카드업계 중위권인 하나와 우리금융은 롯데카드를 품으면 업계 3위 권 도약이 가능했다.
롯데손보를 인수한 JKL파트너스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은 카드업계보다 충격이 작았다. JKL파트너스는 타 입찰자에 비해 자금동원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하지만 2017년 MG손해보험 인수전에 뛰어든 경험 등 손해보험업에 대한 이해도가 상대적으로 높다는 평가다.
손보업계는 롯데손보를 사모펀드가 인수한 것과 관련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한 손보업계 관계자는 “손해보험업은 긴 호흡으로 진행되는 사업인데 (사모펀드는) 기업가치를 단기간에 올려 재매각할 가능성이 크다”며 “(인수자가) 공격적으로 사업 방향을 전환하면 장기간 시간이 흐른 뒤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른다”고 말했다. 또 경영효율화를 명분으로 한 인력 감축도 불가피 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