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리뷰] ‘도자기 스피커’…디지털의 편리함과 아날로그적 감성의 조화

입력 2019-05-05 05:00 수정 2019-05-14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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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 감성 오지구요... (김정웅 기자 cogito@)
▲아날로그 감성 오지구요... (김정웅 기자 cogito@)

기자는 어디 다닐 때 항상 이어폰으로 음악을 듣는다. 물론 귀가 중에도 마찬가지다. 듣던 음악이 끊기면, 그 시점까지 이어져 오던 감정의 선도 같이 끊어지는 것이 싫다. 그래도 씻고 옷은 갈아입어야 하니, 집에 도착하면 이어폰을 빼고 핸드폰 스피커로 음악을 듣는 경우가 많다.

기자가 가진 이어폰의 음질도 딱히 높은 수준은 아니지만, 확실히 스마트폰의 스피커의 음질은 아직 이어폰에 비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이런 사람들이 쓰라고 ‘블루투스 스피커’라는 상품이 있긴 한데, 기자처럼 보다 특이한 아이템을 원하는 사람들을 위해 바로 이 제품이 판매 중이다.

▲위와 정면에서 찍은 '스카이락2'. 위 사진의 두 구멍은 일반적인 스마트폰의 스피커가 위치한 자리다. 이 구멍이 아래 사진의 두 구멍으로 연결돼 소리가 증폭된다. 가운데 있는 구멍은 충전기 케이블을 연결하는 구멍이다. (김정웅 기자 cogito@)
▲위와 정면에서 찍은 '스카이락2'. 위 사진의 두 구멍은 일반적인 스마트폰의 스피커가 위치한 자리다. 이 구멍이 아래 사진의 두 구멍으로 연결돼 소리가 증폭된다. 가운데 있는 구멍은 충전기 케이블을 연결하는 구멍이다. (김정웅 기자 cogito@)

‘스카이락2’. 국내 중소기업에서 만드는 ‘도자기 스피커’다. 소매가격은 3만9000원.

단순한 구조의 상품이다. 이 제품은 상단에 핸드폰을 거치할 수 있게 만들었다. 일반적으로 핸드폰 하단 좌측이나 우측(혹은 좌‧우 모두)에 달린 스피커가 이 도자기 스피커의 구멍과 맞물리게 설계됐다. 더 쉽게 말하면 핸드폰 스피커로 나오는 음악을 앞쪽의 도자기 스피커의 ‘입’ 부분에서 더 크게 울리게끔 만든 스피커다. 하단에 위치한 구멍을 통해 충전 케이블도 꽂을 수 있다.

먼저 작은 입구와 큰 출구를 가진 설계에서 예상되듯, 이 스피커는 핸드폰의 음악을 ‘증폭’시킨다. 다만 증폭의 효과가 그리 크지는 않다. 체감상 1.3~1.5배 정도 소리가 커진다. 특이하게도 작은 소리로 틀어놓은 음악1.1~1.2배 정도로 증폭의 효과가 미미하게 느껴지는 반면, 핸드폰 볼륨을 가장 큰 소리로 두면 거의 2배로 느껴질 만큼 엄청나게 큰 소리로 증폭된다.

기자가 생각하는 이 제품의 가장 큰 장점은 음질이라고 생각한다. 기자는 사실 ‘막귀’(음악의 음질 차이를 잘 모르는 사람)다. 근데 이 제품은 기자같은 막귀도 써보는 순간 전자음이 아날로그음으로 변환됐다는 느낌을 뚜렷하게 받을 수 있다. 도자기 특유의 소리가 공명하는 효과 덕에 큰소리로 틀어놓으면 콘서트장에서 라이브 음악을 듣는 듯한 기분도 ‘살짝’ 느낄 수 있다.

▲그렇다. 스마트폰을 쓸 수가 없다! (김정웅 기자 cogito@)
▲그렇다. 스마트폰을 쓸 수가 없다! (김정웅 기자 cogito@)

단점도 있다. 굉장히 분명하게 느껴지는 단점인데, 일단 이 스피커를 사용하면 스마트폰 기능을 사용할 수가 없다! 물론 절대 못 사용한다는 건 아니고, 잠깐 빼서 사용하고 다시 꼽으면 되긴 하는데, 스피커의 음악 듣기자유로운 스마트폰 기능 이용동시에 이어할 수는 없다. 사실 기자는 집에 오면 스마트폰보다는 노트북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많이 불편하진 않았지만, 스마트폰을 보다 많이 이용하시는 분들은 충분히 불편을 느낄 수 있을만한 단점이다.

이쯤에서 이 상품의 대체재인 블루투스 스피커와의 비교를 안 해볼 수가 없다. 우선 블루투스 스피커는 한 번 연결하면 스피커로 음악을 들으면서도 자유롭게 핸드폰을 이용할 수 있다는, 이 제품과는 정 반대되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우선 집에 도착하면 블루투스 스피커와 핸드폰을 블루투스로 연결해야 한다는 불편함이 있다.

이거 아무것도 아닌 거 같지만 생각보다 번거로운 일이다. 유선으로 충전기를 꼽는 3초 남짓의 시간이 번거롭다고 무선 충전기 상품들도 나오고 있지 않던가! 도자기 스피커는 그냥 스마트폰을 거기다 두면 되기 때문에 이점에 있어서만큼은 훨씬 간편하다.

▲도자기 스피커의 경쟁상대인 블루투스 스피커. 서로 완전히 대비되는 극명한 장단점을 가진다. (출처=소니코리아 웹사이트 캡처)
▲도자기 스피커의 경쟁상대인 블루투스 스피커. 서로 완전히 대비되는 극명한 장단점을 가진다. (출처=소니코리아 웹사이트 캡처)

원래 아날로그가 디지털에 비해 불편하다는 건 지극히 당연한 사실이다. 하지만 아날로그가 줄 수 있는 그것만의 독특한 감성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e-북’ 시장이 어떤 부분에서 기술적인 한계가 있기에, 종이 도서가 아직도 팔리겠는가.

다만 아무리 감성이라도 노트북 대신 타자기를 사용할 순 없고, 전화 대신 전서구를 사용할 순 없는 노릇이다. 아날로그의 ‘감성’을 가진 제품이라고 해도, 디지털이 가지는 ‘편의성’과의 절충을 어느 정도 해결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기자는 그런 점에서 이 상품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아무리 아날로그 음악을 듣고 싶다고 해도 집에 LP판과 턴테이블이라던지, SP판과 축음기를 두는 건 왠만한 재력이 아니고서는 불가능하다.

이 제품은 3만9000원이라는 가격에 아날로그적 음질의 감성과 마치 집안에 특이한 모양의 축음기를 둔 듯한 미적 감각까지 선사한다. 너무 나간 거 아니냐고? 아직도 이해 못 하셨나보다. ‘편의’‘감성’(그리고 ‘가격’)을 ‘절충’한 제품의 리뷰라니까?

▲응? (김정웅 기자 cogito@)
▲응? (김정웅 기자 cogi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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