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코스피지수가 1500선 초반까지 밀려났다. 외국인의 매도 공세가 계속되면서 반전의 기미는 멀기만 한 듯 보여진다.
하지만 일부 증시 전문가들은 투자심리가 항복의 단계로 깊이 들어간 것으로 볼 수 있으나, 역으로 주가가 펀더멘털에 비해 과도하게 하락한다 싶을 때 투자자들은 위험보다 기회를 먼저 생각, 반전의 심리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신영증권은 정확히 1년 전 발생한 베어스턴스 관련 헤지펀드의 파산으로 서브 프라임 위기가 확산된다는 신호가 나타나자 지난해 7월말 이후 주가가 급락했는데, 당시에도 주가는 빠르게 반전했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 1월이나 3월에 주가가 1500선 근처에 도달했을 때에도 지난해 8월의 급락기 만큼은 아니어도 강력한 반전이 있었다며, 현재 주가가 400포인트 이상 하락한 지수대임에도 바겐헌팅도 없고 거래량 증가도 찾아볼 수 었는 전형적인 항복이 나타나고 있는 상황으로 미국의 금융위기로 인한 항복 심리가 이제 반전 심리로 전환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의 양대 모기지 업체의 파산 위험은 점차 안정화 단계로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 정책당국이 비록 세금을 동원한 대책이라는 비난은 있지만 적극적인 구제대책을 내놓으면서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물론 양대 모기지 업체에 대한 구제책이 나와도 다가올 금융기관의 실적발표가 또 다른 뇌관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는 남는다"며 "하지만 미국 금융기관의 실적 손실은 2분기에도 불가피하지만 지난 1분기 대비로 보면 절반 정도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어서 새로운 충격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내다봤다.
오히려 미국의 금융위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국제유가 상승과 인플레 이슈가 자연스럽게 희석화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미국 금융위기 완화로 인한 반전이 있더라도 누적돼 있는 인플레 압력이 적어도 3분기까지 표출될 것이라는 전망이 주가의 상승 강도를 이완시킬 수 있어 반전의 강도는 강하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팀장은 섹터별로 반전 가능성이 높은 영역으로 수출주를 지목했다.
이들 섹터는 주가가 1500선으로 하락하면서 지난해 10월 이후의 상승분을 대부분 완벽하게 반납했다는 것. 하반기 실적이 다소 둔화될 여지가 있다고 해도 연간으로 보면 지난해 대비 기준으로 반도체 31%, 자동차 36%의 이익 개선이 예상된다면 지난해 10월과 유사한 수준으로 회귀한 주가는 정상이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김 팀장은 "다만 내수주는 인플레 압력이 완화될 4분기부터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일단 인플레 압력이 여전히 내재해 있다는 점이 내수주 한계를 드러내고 있고, 외국인의 채권 매도가 인플레 우려와 함께 금리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를 해소하지 못한다면 미국의 금융불안이 등장할 때마다 국내 내수주도 동시에 홍역을 앓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권양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당장 서브프라임 발 신용위기가 안정세로 접어들기는 쉽지않은 만큼 당분간 외국인의 매도세에 적극적으로 맞설 필요는 없다"며 "글로벌 신용리스크의 완화여부가 외국인 매도의 강도를 결정할 것이라는 점에서 향후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권 연구원은 "변수가 우호적으로 바뀌기 전까지는 외국인 매도가 상대적으로 적은 종목이나 업종을 중심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다"며 "그러나 현 지수대는 앞서 말한 악재들 역시 상당부분 반영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향후 추가적인 악재들이 진행된다 할지라도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되며, 오히려 반등의 실마리가 발생한다면 시장은 역으로 강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이에 권 연구원은 "실적대비 낙폭이 과도하거나 반등추세로의 전환 시 숏커버링이 강하게 나타날 수 있는 운송, 철강, 기계, 반도체업종 등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