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저성장을 넘어 후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차업계는 양보다 질에 방점을 두고 수익성 높이기에 주력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 유럽의 소비심리 위축 속에 신흥국 판매 부진까지 포개지면서 보수적으로 잡았던 전망치조차 “달성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7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국내외 자동차 시장이 부침을 지속하고 있다.
당초 미국과 중국, 유럽의 판매 정체를 인도와 러시아, 남미 등 신흥국이 상쇄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신흥국 판매가 예상치를 밑돌기 시작하자 차시장이 여전히 어둠으로 이어지는 석양을 향해 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현대차 IR팀에 따르면 올 1분기 대표적인 신흥시장으로 꼽히는 인도 차 판매는 전년 대비 1.9% 줄었다. 이 기간 현대차 판매는 3.4%나 감소했다. 큰 폭의 성장세를 기대했던 러시아마저 0.3% 하락했다.
현대차그룹 산하 글로벌경영연구소는 올해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지난해(약 9244만 대)보다 0.1% 증가하는 데 그쳐 약 9249만 대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1.4%)과 유럽(-0.2%)의 역성장 속에 중국 역시 0.2%(약 5만 대) 증가하는데 그칠 것으로 분석했다.
반면 뚜껑을 열어보니 사정은 달랐다.
답보 상태에 머물 것으로 예상됐던 1분기 중국시장 판매가 6.0% 줄었다. 성장을 기대했던 인도와 러시아의 1분기 판매는 각각 전년 대비 1.9%와 0.3% 감소했다.
유럽과 미국 판매는 4월에 소폭 회복세를 보였으나 1분기를 따져보면 각각 전년 대비 3.3%, 2.5% 줄었다. 1분기에만 글로벌 자동차 산업 수요가 전년 동기 대비 6.7% 감소한 셈이다.
해외시장에서 부진한 현대차가 내수판매 확대로 이를 상쇄 중이지만 오히려 기아차와 나머지 국산차 메이커의 내수 부진으로 연결되는 이익충돌 역효과가 나타나기도 했다.
수입차 시장도 마찬가지. 2015년 디젤 게이트 확산 이후 수입차 시장의 성장세는 지난해를 정점으로 멈췄다. 올해 1~4월 수입차 누적판매는 전년 대비 24.6%나 급감한 7만380대에 머물러 있다.
하반기 전망은 더 어둡다. 당장 개별소비세 인하가 6월로 종료되고, 유류세 인하폭 축소로 기름값이 올랐다.
개소세 인하 종료 직후 ‘판매 절벽’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에 따른 기저효과가 하반기에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완성차 메이커는 수익성 개선을 모색 중이다.
독일 폭스바겐의 1분기 글로벌 판매는 전년 대비 2.8% 감소했으나 역으로 매출은 3.1% 증가했다.
현대차 역시 1분기 글로벌 판매가 2.7% 감소했으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대비 6.9%와 21.1% 늘었다. 양적성장 대신 질적성장을 앞세워 수익성 개선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글로벌경영연구소 관계자는 “브라질과 러시아 등 신흥시장의 회복세와 인도 성장세가 기회 요인으로 분석됐으나 예상을 벗어나고 있다”며 “성장 모멘텀의 둔화와 주요국 정책적 환경 탓에 올해 선진국과 신흥국의 동반 부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