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유소의 절반 이상이 유류세 인하 폭이 축소되자마자 휘발유 판매가격을 인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소비자단체 에너지석유시장감시단에 따르면 유류세 인하 폭을 축소한 첫날인 지난 7일 휘발유 가격을 올린 주유소는 전체 56.1%로 나타났다.
주유소가 유류세 환원 이전에 매입해둔 기름이 소진되기까지는 통상 2주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기름값 인상 역시 그만큼의 시간이 걸리는 게 맞지만, 대다수가 첫날부터 곧바로 가격에 적용한 것이다.
앞서 유류세 인하가 시작됐던 지난해 11월 6일 휘발유 가격을 인하한 주유소가 전체 24.9%였던 것과도 대비된다.
전국 1만1450곳의 주유소 가운데 휘발유 가격을 ℓ당 0∼64원 인상한 주유소는 전체 45.6%였다.
유류세 인하폭 축소에 따른 환원분인 65원이 넘게 가격을 올린 주유소도 6.5%에 달했다.
고속도로 알뜰주유소의 40.2%가 ℓ당 65원 이상 인상해 유류세 환원을 100% 반영한 주유소가 가장 많은 상표였다. 가장 적은 상표는 일반 알뜰주유소였다.
에너지석유시장감시단은 “고속도로 알뜰주유소의 유류세 반영 비율이 높은 것은 직영 주유소가 대부분이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직영 주유소는 지난 11월 유류세 인하 당시에도 일괄적으로 가격을 내린 바 있다.
정유 4사 중에서는 SK에너지가 유류세 인하 폭 축소를 100% 반영한 주유소 비율이 가장 높았다. 가장 낮은 곳은 현대오일뱅크였다.
서울 지역 주유소만 살펴보면, 첫날 전체 75.56%가 휘발유 가격을 인상했다.
직영 주유소보다 자영 주유소가 가격을 더 많이 올렸다.
경유 가격을 인상한 주유소는 전체의 55.97%였다. 작년 11월 6일 가격을 인하한 주유소 비율(25.4%) 대비 두 배 이상이다.
감시단은 "유류세 인하 폭 축소 첫날은 주유소 재고 물량이 소진되기 전인 주유소가 다수"라며 "하루 동안 국제 유가의 상승세가 반영되지는 않아 실제로는 직영 주유소와 일부 자영 주유소만 가격을 인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