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담판 앞두고 폭주하는 미·중...관세전쟁 재점화하나

입력 2019-05-09 14:39 수정 2019-05-09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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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상무부, USTR 통보 직후 바로 보복 표명…트럼프 “중국이 약속 깼다”

▲왼쪽부터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 류허 중국 부총리,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가 1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에서 미중 무역협상을 마친 뒤 사진을 찍고 있다. 베이징/로이터연합뉴스
▲왼쪽부터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 류허 중국 부총리,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가 1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에서 미중 무역협상을 마친 뒤 사진을 찍고 있다. 베이징/로이터연합뉴스

미국과 중국이 무역 전쟁 재발을 막기 위한 최종 담판을 앞두고 폭주하고 있다. 무역협상이 돌연 좌초 위기에 놓인 데 대해 ‘네 탓 공방’을 벌이며 서로 강경 조치를 예고했다. 이에 관세전쟁이 다시 점화할 것이라는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미중 장관급 무역협상 재개를 하루 앞둔 8일(현지시간), 미국은 중국으로부터 양보를 얻어내고자 압박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선제 공격의 포문을 열었다. USTR는 연방관보 사이트에 “2000억 달러(약 234조 원) 규모 대중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을 10일부터 10%에서 25%로 올릴 것”이라고 통지했다. 다만 USTR는 “이 문서는 9일 발행될 예정이며 이전까지는 PDF 버전을 내려 받을 수 있다. 이해당사자들이 일부 제품에 대해 관세인상 예외를 요청할 수 있는 절차를 구축할 것”이라고 여지를 남기기는 했다.

중국 상무부는 USTR의 통보 직후 바로 성명을 발표해 보복 의지를 표명했다. 상무부는 “무역 마찰을 심화시키는 것은 양국 국민과 세계의 이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미국이 계획대로 관세를 인상하면 매우 유감스러울 것이며 우리는 필요한 대응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와 관련해 미국이 관세를 올리면 중국도 그에 상응하는 비율로 600억 달러어치 미국산 수입품에 대해 관세 추가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미국이 지난해 9월 2000억 달러 상당의 중국산 수입품에 10% 관세를 얹었을 때 중국도 600억 달러 미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5%에서 10%로 인상했다.

USTR에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중국에 대한 압박을 더욱 강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밤 플로리다주 패너마시티비치에서 열린 유세에서 “중국 무역협상 대표인 류허 부총리가 추가 협의를 위해 워싱턴으로 오고 있다”며 “그는 좋은 사람이다. 그러나 중국은 합의를 깨뜨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관세 인상과 관련해 “협상을 타결하지 못하면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로 연간 1000억 달러를 받는 것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관세 인상에 나선 원인이 중국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양국의 최후 공방은 한치 앞을 볼 수 없을 만큼 치열해질 전망이다. 중국도 강경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9일 사설에서 “미·중은 ‘휴전 협상’에서 ‘한 편으로는 싸우고 한편으로는 협상하려는 상태’로 전환할 마음의 준비가 됐다”며 “무역 전쟁이 격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은 이미 만반의 준비를 했다”며 대응에 자신감을 보였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9일 중국 국무원 자문을 맡는 스인훙 인민대 교수의 발언을 인용해 미국이 중국 측이 받아들이기 힘든 국영기업 보조금 철폐 등 구조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으며 원칙적으로 합의한 모든 약속을 최종 합의문에 집어넣어야 한다고 주장해 협상 타결이 난항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골드만삭스의 앨렉 필립스 애널리스트는 “현재는 위기일발 상황”이라며 “10일 관세 추가 인상이 발동될 확률이 60%에 이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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