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재현된 '작곡가 세종'…"'훈민정음' 뛰어넘었던 음악적 재능"

입력 2019-05-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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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10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세종음악기행 작곡가 세종' 공개시연회가 열렸다.(사진제공=세종문화회관)
▲10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세종음악기행 작곡가 세종' 공개시연회가 열렸다.(사진제공=세종문화회관)
"세종대왕은 상당히 훌륭한 예술적, 철학적 지식을 갖고 계셨습니다. 이번 공연은 '세종=훈민정음'이 아니라 '세종=음악'의 시작이 될 것입니다."

박일훈 작곡가는 10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세종음악기행 작곡가 세종' 공개시연에서 '작곡가 세종'의 면모를 설명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박 작곡가는 오는 15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초연하는 '세종음악기행 작곡가 세종'에서 '대왕, 민에게 오시다' 작곡을 맡았다.

박 작곡가는 "세종대왕은 국악의 기본음을 만들었다"며 "세종대은 창작가였다. 그가 고려시대 음악을 전부 악보로 정리했기 때문에 오늘날까지 전해져올 수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작곡가 세종'은 조선 600년사 최고의 성군으로 꼽히는 세종대왕 탄신일을 맞아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이 그의 작곡가적 면모를 조명한 공연이다. 그간 영화와 드라마 등에서 세종은 한글을 창제하고 과학 분야 업적을 이룩한 위인으로 그려졌다.

박호성 예술감독은 "세종이 2019년에 살고 있다면 어떤 모습일지 상상하면서 공연을 만들었다"며 "세종은 한글 창제로 유명하지만 음높이의 바탕이 되는 율관(律管)을 제정하고 음악을 기록하는 악보를 처음으로 창안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지배적인 규범이었던 중국 음률을 그대로 쓰지 않고 재정비했다는 점에서 세종의 작곡가적 면모가 돋보인다. 국악방송과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이 공동으로 기획·제작한 이번 공연은 총 6곡으로 구성됐다. 무대에 오르는 김백찬 작곡의 '치화평' '여민란', 황호준 작곡의 '율화', 강상구 작곡의 '신 용비어천가', 강은구 작곡의 '여민동락하라'도 '작곡가 세종'에 초점을 맞춘 결과물이다. 더불어 그의 애민정신도 곡 안에 고스란히 담겼다.

송혜진 국악방송 사장은 "세종실록을 보면 세종대왕이 '내가 음악을 좀 아는데'라는 표현을 자주한다"며 "음악을 두달 간 공부한 후 '음악의 원리를 알 거 같다'라는 말을 하거나, 음악 연주가 미흡하면 질책하는 말을 하기도 했다"고 했다.

국악방송의 라디오 다큐멘터리 '작곡가 세종을 만나다'는 31회 한국PD대상과 2019 방송통신위원회 방송대상 등을 받은 특별기획 프로그램이다. 이번 공연에선 국악방송의 정확히 PD와 기정 작가가 제작과 구성을 각각 담당했다. 김광보 서울시극단장은 연출을 맡았다.

박 예술감독은 "이번 공연은 옛날 음악을 재현하는 게 아니라 재해석해 창작했다는 점이 중요하다"며 "방송 콘텐츠가 공연 콘텐츠와 결합해 무대화 했다는 것도 주목해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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