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 공포에 일주일 만에 글로벌 시총 2700조 증발

입력 2019-05-12 15:51 수정 2019-05-12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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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시총 감소폭 5.2%로 미국의 두 배 이상…금융·전기 등 경기동향에 민감한 업종 부진해

글로벌 증시가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이 확전할 것이라는 공포에 휘말렸다.

미·중 무역 전쟁의 갑작스러운 격화를 받아 전 세계 주식시장에서 최근 일주일간 약 2조2700억 달러(약 2674조 원)의 시가총액이 증발했다고 11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분석했다.

미국증시는 6800억 달러 시총이 사라졌으며 중국은 3300억 달러가 증발했다. 감소폭은 중국이 5.2%로, 미국(2.1%)의 두 배 이상이었다. 중국증시에서 추가 관세 인상 대상이 될 것 같은 종목에 대량의 매도세가 유입되는 한편 무역 전쟁 피해가 더욱 커질 것을 우려한 투자자들이 선제적으로 행동에 나선 영향이라고 신문은 풀이했다.

신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중국 관세를 추가 인상할 것”이라는 트위터 트윗을 날린 5일 이후 전날까지 전 세계 약 4만8000개 종목의 주가가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분석해 상기 결과를 도출했다.

업종별로는 금융과 전기, 제조업 등의 시총 감소폭이 컸다. 이들 업종은 경기동향에 실적이 좌우되기 쉬우며 무역 마찰이 세계 경기를 냉각시킬 것이라는 시장의 우려를 반영하고 있다.

중국증시에서도 차이나라이프와 핑안은행 등 금융주가 약세를 보였다. 중국 투자자들은 금융 부문이 경기둔화로 인해 부실채권이 팽창하거나 금리 하락으로 수익성이 악화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미국의 제재 대상이 될 것이라는 불안감에 중국 기술주도 하락세에 허덕였다. CCTV 카메라 부문 세계 2위 기업인 저장다화테크놀로지 주가는 지난주 11% 급락했다. 같은 업종 세계 1위인 하이크비전과 경찰에 무선장비 등을 납품하는 하이테라 주가는 각각 9% 내렸다.

이들 기업은 올해 국방수권법에 의해 미국 정부기관과의 거래가 금지됐다. 그럼에도 매도세가 집중된 것은 트럼프 정부에 의해 추가 제재를 받을 수 있다는 불안이 커졌기 때문.

미국시장에서도 경기민감 종목에 매도세가 유입됐다. 화학기업 다우듀폰은 약 10% 하락했다. 이 업체는 해외 매출 비중이 60%를 넘어서 무역 전쟁으로 세계 경기가 악화하면 직격탄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인텔과 엔비디아 등 반도체 대기업도 주가 부진에 허덕였다.

일본에서는 스마트폰 향후 수요 감소 불안에 부품업체인 무라타제작소 주가가 16% 폭락했으며 건설기계업체 고마쓰 주가도 10% 이상 하락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여전히 낙관론도 시장에 남아있다. 골드만삭스의 알렉 필립스 이코노미스트는 “미·중이 몇 주 사이에 포괄적 합의를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만큼 양국이 서로에 대한 관세를 확대하는 사태가 벌어지면 세계적인 주가 하락이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는 불안도 부정할 수 없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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