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의 땅' 아프리카, 민간단체 진출 '잰걸음'

입력 2008-07-18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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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나미비아, 콩고, 적도기니, 차드, 시엘라리온, 말리. 이들 국가의 공통점은 뭘까? 세계적인 자원부국이라는 점이다.

'암흑의 땅' 아프리카가 고유가와 자원 전쟁시대에 희망의 땅으로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 유가와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세계 각국은 세계 매장량의 10%에 달하는 아프리카의 석유와 천연가스, 그리고 풍부한 천연광물자원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그 결과 미국과 중국, 유럽 등 주요 국가들이 아프리카 자원을 선점하기 위해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반면 한국은 아직도 아프리카를 '미지의 땅'로 여기고 있어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다행히 최근 해외자원개발협회 등 민간업계를 중심으로 '아프리카 연구회'를 운영, 아프리카에 대한 전략적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총성없는 전쟁터 '아프리카'

자원의 땅 아프리카에서는 총성없는 전쟁이 한창이다. 특히 세계 각국들은 아프리카 자원개발을 위해 아프리카 국가와 관계 개선에 영을 올리고 있으며 중국, 일본 등은 자국의 자원 전문가들을 대거 배치하고 있다.

코트라 관계자는 "최근 중국, 일본 등 자원소비대국들이 에너지 자원확보를 위해 아프리카 자원 공세를 강화하고 있어 아프리카 자원을 둘러싼 각국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중국은 자원 외교를 공산당 정치국의 핵심 사업으로 선정하고 25명의 최고 지도부가 직접 챙기고 있다. 후진타오 중국 국구주석과 원자바오 총리는 매년 번갈아 아프리카 순방외교를 벌이면서 아프리카를 공략해 왔다.

이와 함께 아프리카에서 중국 독주를 견제하기 위한 움직임도 적지 않다. 미 국방부는 최근 여섯 번째 지역통합군사령부인 아프리카통합사령부를 오는 10월 출범시킨다고 발표했다.

석유 전쟁 시대에 미국이 아프리카통합사령부를 창설한 것은 서아프리카 자원을 공략하기 위한 정책의 일환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러시아는 아프리카 3위 산유국인 리비아의 석유를 확보하려 하고 있으며, 인도 역시 지난 4월 아프리카 14개국 대표들과 '인도·아프리카 정상 포럼'을 열었다.

◆중국, 아프리카 자원 '싹쓸이'

세계 각국의 아프리카 자원 확보 전쟁이 점차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아프리카 자원을 싹쓸이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중국의 아프리카 지역 자원 수입액이 지난 5년 새 7배로 급증했기 때문이다.

세계은행이 발표한 '아프리카 인프라스트럭처 지원국으로서의 중국의 역할 증대'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아프리카 자원 수입액이 2001년 30억달러에서 2006년 220억달러로 늘어났다.

또한 중국이 사들인 아프리카 천연자원의 80%는 석유였으며 이어 철광석, 목재, 망간, 코발트, 구리, 크롬 등의 순서로 나타났다. 중국의 아프리카 수입 의존도 역시 코발트의 경우 80%가 넘어섰으며, 망간과 원유는 각각 40%와 30%를 차지했다.

보고서는 "자원 수요가 늘어난 중국과 석유·광물 자원을 개발해야 하는 아프리카의 이해가 서로 맞아떨어진 결과"라며 "여기에다 인프라를 구축해야 하는 아프리카의 절박성이 중국을 아프리카로 불러들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의 아프리카에 대한 공격적인 자원외교로, 중국내 소비 원유 중 아프리카산의 비중은 2006년 9%에서 2007년 28%로 증가했다. 이 기간 미국은 33%에서 22%로 감소했다. 중국은 수입 원유 중 30% 정도를 아프리카에서 들여오고 있으며 특히 나이지리아와 앙골라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중국은 아프리카 최대의 원유 산유국인 나이지리아에 500억 달러의 차관을 제공키로 하는 등 올해들어 더 공격적인 모습이다.

◆아프리카 진출 전략 '잰걸음'

이러한 중국을 선두로 한 세계 각국의 각축전 속에 우리나라는 자원개발 경쟁에서 점점 밀리고 있는 형국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가 아프리카에서 유독 고전하는 것은 정보력 부재와 자본력, 말뿐인 외교에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아프리카 한국 대사관에 파견된 인력 중 아프리카에 대한 정보를 제대로 아는 전문가는 거의 없다는 후문이다.

박영호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아프리카는 다른 개도국과는 매우 달라 선진국들간의 경쟁속에 존재하는 틈새시장을 공략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선 정부와 공기업이 먼저 진출해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지적에 따라 아프리카 진출을 위한 전략적 논의들이 민간업계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해외자원개발업체를 중심으로 '아프리카 연구회'를 조직, 진출가능 국가에 대한 심층 조사에 착수했다.

지난 5월 첫 모임을 가진 이 연구회는 최근 가진 2차 모임에서 앙골라, 리비아, DR콩고, 잠비아 등 4개 국가를 심층조사 대상국가로 선정, 올 연말까지 보고서를 작성키로 했다.

앙골라는 특히 정부간 자원협력위원회가 곧 가동될 예정으로, 진출 가능성이 가장 높은 지역으로 꼽히고 있다.

리비아는 아프리카 최대 산유국으로 유럽과의 접근성과 기반시설 등의 면에서 매력적인 투자처로 꼽히고 있다.

아프리카 연구회는 삼성물산·LG상사·현대중공업·포스코·STX·삼천리·대우조선해양 등 민간 해외자원개발업체들이 주축이 된 모임으로, 석유공사와 광업진흥공사 등 자원관련 공기업은 물론 에너지경제연구원 등이 자문사로 참여하고 있다.

아프리카 연구회 관계자는 "다음달 현지조사를 실시하고 동반진출 로드맵을 수립, 연말경 종합진출 전략보고서를 발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도 아프리카 자원외교를 위한 실무급 TF를 구성했다.

아프리카 연구회가 중장기 전략 마련을 위한 민간 중심의 모임이라면 정부의 TF는 자원외교 전략 마련을 위한 올해 연말까지의 한시적 모임 성격이 강하다.

지경부 자원개발총괄과 관계자는 "한두달간의 활동을 통해 자원외교 지원을 위한 실무 핵심 전략 마련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경부는 올해 상반기에 실무조사단 2팀을 아프리카에 파견, 현지 조사를 진행했으며, 하반기에도 실무조사단을 파견할 계획이다.

지경부 자원개발총괄과 관계자는 "아프리카 진출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라며 "아프리카의 경우 각 국가별 보유자원이 달라 국가별 전략이 세워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SOC와 연계된 패키지를 구성해 아프리카 자원개발에 나설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아프리카 자원외교와 관련해 총리의 아프리카 순방이 중앙아시아 4개국 방문직후 예정돼 있었으나 최근 국내 정치 상황 등을 이유로 미뤄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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