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협상에 난기류가 형성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줄기차게 요구해온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정작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기업들은 트럼프의 금리 인하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CNBC 방송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BC가 미국과 해외 기업의 최고재무책임자(CFO) 45명을 상대로 한 조사에 따르면 대다수가 트럼프의 금리 인하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 미국에 있는 기업들은 단 한 곳도 금리 인하를 지지하지 않았다. 해외 기업들 중에도 단 4%만이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조사에 참여한 CFO들 가운데 69%는 “현재 금리가 적당하다”고 답했다. “매우 낮다”고 응답한 비율은 24%, 반대로 “매우 높다”는 비율은 4%에 불과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정책으로 미국 경제가 성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트럼프의 지적과 달리 기업들은 금리 인하를 원치 않고 있다고 CNBC는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이 경제활동을 둔화시켰다”고 비판하면서 “연준은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연준의 올해 금리 정책 방향에 대한 기업들의 입장도 변화가 컸다.
연준이 올해 금리 인하 및 인상 조치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자 비율이 1분기 30%에서 2분기 69%로 증가했다. 반면 연준이 금리를 한 번 인상할 것이라는 응답은 40%에서 22%로 감소했다. 또한 올해 안에 금리가 인하될 것이라는 의견은 고작 2%에 불과했다.
다만, 기업들은 미중 무역 전쟁이 장기화하고, 이로 인해 중국 경제 둔화 및 소비자 부담 증가 같은 현상이 나타나면 금리에 대한 재평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고 CNBC는 전했다.
트럼프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 조치에 기업들도 대부분 예상하지 못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미국 기업들의 10%만이 무역전쟁을 가장 큰 위험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보다 많은 15% 응답자가 미국의 무역정책보다 중국 그 자체가 기업에 더 큰 위협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