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협상 장기화...트럼프 재선 전략에도 먹구름

입력 2019-05-13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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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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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선 가도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미국 대선 때와 마찬가지로 중국에 대해 강경한 자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지만, 자신의 주요 표밭에서 과거와 같은 열광적인 지지를 얻지 못할 수도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13일 보도했다.

현재 미중 무역협상은 매우 어려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중국이 그동안 합의한 몇 가지 사항을 막판에 철회하면서 미국이 거의 모든 중국산 제품에 대해 추가 관세 인상을 선언한 것은 물론 새로운 제재 조치도 구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신은 이러한 무역 전쟁이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것이 트럼프의 재선 전략에 직접적으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농업 비중이 큰 아이오와 등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의 승리에 지대하게 공헌한 이들 지역이 무역 전쟁의 피해를 입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정부에서 고위직을 지낸 한 관계자는 “대선이 본격화하기 전에 트럼프가 미중 무역 마찰을 해결하지 못해 대두 생산 지역의 고통이 심해지면 트럼프에게는 현실적인 문제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두는 미국에서 가장 중요한 수출 농산물이지만 작년 중국 수출은 16년 만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이 미중 합의가 가까웠다고 시사했음에도 협상이 불발되면서 트럼프가 자부심을 가져온 협상 능력에도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반면 이번 협상 결렬로 트럼프가 자신의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 합의는 뒤엎어버리는 습관이 부각됐다. 지난 2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회담에서도 트럼프는 김 위원장이 부분적 비핵화의 대가로 전반적인 경제 제재 해제를 요구하자 자리를 박찼다.

트럼프의 여러 측근은 특히 트럼프가 미·중 외교에 있어서는 힘을 과시하는 게 효과적이라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백악관 대변인이었던 숀 스파이서는 통신에 “트럼프는 중국에 강경한 태도를 나타내는 것이 자신의 이익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 무역대표부(USTR)의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중국에 지적재산권 보호, 기술 이전 강요나 환율 조작 취소 등을 요구하고 있으며, 트럼프도 라이트하이저의 강경 노선을 지지하고 있다.

그러한 자세는 여당뿐만 아니라 야당으로부터의 지지도 있다. 민주당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지난 주 트럼프에 대해 중국에는 엄격한 태도로 임하고, 결코 물러서지 말라고 촉구하는 트윗을 게시했다.

최근까지 트럼프의 통상·경제 정책 고문을 맡고 있던 클리트 윌렘즈는 “무역 문제에서는 여야가 상당히 단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중국과의 통상 관계를 크게 수정할 필요를 인정하면서도 트럼프의 협상의 서투름을 추궁하고 있다. 민주당 대선 후보 출마를 선언한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최근 오하이오 집회에서 “트럼프는 무역 협상의 합의를 어떻게 정리해야 할지 모른다. 트윗을 날리는 것만으로는 아무런 소용이 없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정권과 선대 진영도 이미 관세의 고통이 농가를 강타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그러한 악영향을 정책 지원과 농가의 애국심에 호소함으로써 어떻게든 완화시키려 하고 있다.

그래도 결국 열쇠를 쥐고 있는 것은 미국 경제의 상황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경제가 상승세를 유지한다면, 트럼프는 관세의 타격을 받은 주(州)에서 유권자의 공감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경제가 악화하면 트럼프 지지층은 약해져 아이오와와 미시간, 미네소타,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등 선거에서 크게 기여한 주에서 민주당이 트럼프에 승리할 확률이 높아진다.

정작 트럼프는 미중 합의 기대가 멀어졌음에도 다시 관세의 혜택을 강조하기 시작했다. 10일 그는 “관세는 미국을 약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매우 강하게 해 준다. 경과를 지켜봐달라!”라고 트윗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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