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항공기 제조사 보잉이 잇단 추락사고로 운항이 금지된 737맥스 기종의 운항을 올 여름부터 재개할 예정이다. 그러나 안전성 논란이 여전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을지 미지수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미 규제 당국은 6월에 737맥스 운항 중단 조치를 해제할 가능성이 크다. 그렇게 되면 보잉은 올 여름부터 해당 기종의 운항을 재개할 수 있다. 지난해 인도네시아 라이언에어 소속 보잉737 맥스 여객기 추락 사고로 탑승자 189명 전원이 사망한 데 이어 지난 3월 10일 에티오피아항공 소속 737맥스8 추락으로 탑승자 157명이 숨지는 참사가 잇따르면서 전 세계 40여 개국에서 운항이 중단됐다. 미국에서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특별지시로 미 연방항공청(FAA)이 운항 중단 조처를 내렸다.
운항 중단 조치 후 수 개월 만에 보잉이 재개를 서두르는 이유는 회사 수익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737맥스8은 보잉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모델로, 전문가들은 향후 보잉 매출의 40%가 해당 기종 운항 재개에 달렸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10일 사고 발생 후 보잉 주가는 13%가량 하락했으며 이로 인해 증발한 시가총액은 총 270억 달러(약 30조7384억 원)에 달한다.
문제는 보잉에 대한 신뢰가 아직 회복되지 않았다는 점에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영국 바클레이스가 175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737맥스8가 운항을 재개하더라도 최소 1년은 이용하지 않겠다고 답한 응답자 비율이 44%에 달했다. 소비자들의 불안이 아직도 여전하다는 얘기다. 보잉은 지난 4월, 추락사고가 비행기의 잘못된 센서 정보 때문이라고 처음 인정했지만 데니스 뮬렌버그 보잉 최고경영자(CEO)는 “조종사들이 절차를 안 따랐다”며 책임을 돌려 비난을 샀다.
보잉은 소비자들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예를 들어 737맥스8 운항 재개 시 회사 간부를 탑승시키는 것이다. 2013년 배터리 화재사고로 운항이 중단됐던 787드림라이너 항공기의 운항 재개 당시에도 보잉 및 항공사 임원이 탑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