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설상가상’ 무역전쟁도 힘든 데…미국 대법원 “앱스토어 반독점 소송 가능”

입력 2019-05-14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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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스토어 사업모델에 이의 제기한 셈…애플 시총, 1주일 만에 1200억 달러 이상 증발

▲애플 주가 추이. 13일(현지시간) 종가 185.72달러. 출처 마켓워치
▲애플 주가 추이. 13일(현지시간) 종가 185.72달러. 출처 마켓워치
애플이 미중 무역전쟁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설상가상(雪上加霜)’으로 미국 대법원으로부터 또 다른 타격을 받아 최악의 시련에 직면하게 됐다.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연방대법원은 이날 소비자들이 애플의 앱스토어를 상대로 반독점법 위반과 관련해 집단소송을 제기했던 건에 대해서 소송을 진행할 수 있다는 결정을 내렸다.

대법원은 이날 5대 4로 애플 앱스토어에 대한 소비자의 소송이 적격하다고 판정했다. 브렛 캐버노 등 자유주의 성향의 대법관들이 소비자들의 손을 들어줬다.

애플은 1977년 연방대법원 판결에 따라 소비자 소송이 배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42년 전 판결은 제품의 직접 구매자들만이 연방 독점금지법에 따라 과대평가된 금액을 징수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당시 판결은 기업이 동일한 위법 행위에 대해 두 번 이상 배상금을 지불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고안됐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그러나 캐버노 판사는 “앱스토어 고객들은 애플로부터 직접 구매하기 때문에 이 조건을 충족한다”며 “애플과 소비자 간의 유통망에는 중개자가 없다”고 반박했다.

애플은 “84%의 앱이 무료로 제공된다”며 “앱스토어는 어떤 기준으로든 독점이 아니며 우리가 승리할 것임을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아이폰 사용자들은 지난 2011년 애플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원고들은 애플이 앱스토어에서 앱을 독점 판매하면서 수수료로 30%를 받아 결과적으로 앱 판매가를 높였다는 논리를 전개했다.

WSJ는 이번 판결은 실질적으로 애플의 앱스토어 사업모델에 이의를 제기한 셈이라며 미·중 무역마찰이 격화하면서 거의 모든 제품을 중국에서 생산하는 애플에 대한 위협이 높아지는 가운데 대법원의 판단이 내려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애플 주가는 이날 5.8% 급락했다. 애플은 지난주에 주가가 이미 7% 하락했다. 불과 일주일 만에 애플 시가총액은 1200억 달러(약 142조 원) 이상 증발했는데 이는 S&P500 기업들 중 90% 이상의 시총보다 많은 금액이 사라진 것이라고 WSJ는 분석했다.

앱스토어는 서비스로의 전환을 추진하는 애플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부문이다. 애플은 지난 3월까지 6개월간 서비스 부문 매출이 전년보다 18% 증가했는데 앱스토어가 가장 큰 공헌을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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