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락하는 국제유가 고공행진 끝났나?

입력 2008-07-18 14:19 수정 2008-07-18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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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관심사가 돼 있는 국제유가가 사흘째 급락하면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기준으로 배럴당 130달러선으로 내려서면서, 과연 유가의 고공행진이 이제는 꺾였는지가 주목되고 있다.

◆유가 급락 원인과 전망

17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은 129.29달러로 마감해 최근 3일 동안 배럴당 15.89달러(11%) 급락했다. WTI의 3일간 하락폭은 원유 선물거래 이후 최대 규모였다.

최근 유가 급락의 주요 원인은 미국의 경기가 크게 침체할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면서 석유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에 따른 것이다. 최대 석유 소비국인 미국이나 중국의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가 공급 차질 우려를 압도하고 있는 것.

이뿐만 아니라 그동안 수시로 유가 상승 원인이 됐던 공급차질 소식이 힘을 쓰지 못하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17일 나이지리아에서 무장세력의 공격으로 이탈리아 석유회사에서 하루 4만7000배럴의 생산이 중단됐음에도 유가는 떨어졌다.

아울러 최근 유가를 불안하게 만든 요인인 이란 핵 문제도 미 국무부 정무차관이 협상에 참여하기로 하면서 해결 기미를 보인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하지만 유가 상승을 이끌었던 달러화 약세는 미국 경기 침체로 개선의 여지가 보이지 않고 있으며 곧 허리케인 시즌이 온다는 점도 앞으로의 전망을 불투명하게 하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유가 움직임에 대해 일단 경제 전문가들은 아직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한다.

◆"하락세는 아니다"

이지훈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최근 유가 흐름을 보면 가격 변동성이 하도 커 지금 단계에서 하락세로 변화한 것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이란의 핵문제가 지정학적 불안요인으로 남아있고, 달러 약세 문제도 해결될 뚜렷한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또 오는 8~9월 허리케인 시즌이 닥치면서 미국 남부의 원유생산 시설이 밀집돼 있는 지역을 강타할 경우 수급에 차질이 발생해 가격 상승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수요가 다소 줄면서 원유의 공급초과 현상이 일시적으로 발생하고 있고, 원유 선물시장에 들어와 있던 투기자본도 빠져나갈 기미를 보여 하락 가능성도 예상되고 있다.

정귀수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미국 경기침체 뿐만 아니라 유가 하락에 일조한 것은 중동지역의 원유 증산에 있다"면서 "석유수출국기구(OPEC)이 원유 감산으로 돌아설 수 있는 만큼 상승세가 꺾이고 하락세로 전환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 연구위원은 "재상승할 요인들은 여전히 존재한다"면서 "다만 그동안 투기자금 등으로 인해 오버슈팅됐던 부분에 대한 해소는 이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유가 상승세가 꺾였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이문배 에너지경제연구원 석유분석실장은 "미국의 석유수요가 줄었다는 것이 데이타가 본격적으로 나오면서 확인됐다"면서 "특히 중국 등 개도국에서 소비둔화세가 많이 나타나면서 시장에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실장은 "7,8월에는 반등과 하락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유가가 오를 수 있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지만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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