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예보] 비글부부와 세살인생 하준이 "육아 유튜브, 가정의 행복을 배로 늘려줘요!"

입력 2019-05-15 17:15 수정 2019-05-16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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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인싸가 아닐까? 남들은 다 아는걸 혼자만 모르고 있어서 그렇다. 래퍼 비와이가 "진짜는 모두가 알아보는 법"이라고 외쳤지만, 모두가 대세를 알아보지는 못한다. [대세예보]유튜버ㆍ웹툰작가ㆍ웹소설작가 등, 주류로 부상한 새로운 콘텐츠 시장에서 스타가 될 사람들을 예보하는 코너다. 때론 찌질하면서도 때론 눈물 없이 들을 수 없는 그들의 진솔한 모습을 담아 본다.

▲단란한 모습의 가정. 이투데이는 비글부부를 만났다. (김정웅 기자 cogito@)
▲단란한 모습의 가정. 이투데이는 비글부부를 만났다. (김정웅 기자 cogito@)

투닥투닥…토닥토닥…아웅다웅….

영상에서의 모습 그대로 ‘비글’같은 모습이다. 14일 이투데이는 ‘비글부부’를 만났다.

◇‘비글부부’는?

‘하준맘’ 박미연과 ‘하준파파’ 황태환은 올해 29세를 맞은 91년생 동갑내기 부부다. 2017년생인 황하준 군은 이달 19개월을 맞았다고.

“저희는 원래 하준이의 어렸을 적 추억이 될 만한 영상을 골라서 인스타그램에 모아 올리고 있었어요. 근데 하다보니까 인스타는 너무 짧아서 하준이의 긴 영상을 보고싶다고 해주시는 팔로워들이 늘어났어요. 그래서 유튜브를 시작하다보니 여기까지 오게 됐죠.”

유튜브 채널 ‘비글부부’를 하준이의 육아를 다루는 채널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부부는 그렇지 않다고 했다. ‘비글부부’는 엄마, 아빠, 아들 세 가족 모두가 주인공인 채널이라고 했다. 그래서 채널이름도 하준이 뿐 아니라 가족 모두를 상징할 수 있는 ‘비글부부’라고.

“저희가 ‘비글부부’ 채널을 운영하는 가장 중요한 목적은 저희 가족의 추억을 모으는 데 있어요. 사실 이 채널에서 수익이 많이 나는 건 아니거든요.”

많이 알려져있다시피 비글부부는 화장품 업체 ‘리바이포유’를 운영하고 있다. 직원이 20명에 달하는 건실한 중소기업을 운영함에도 비글부부는 입을 모아 자신들의 본업이 영상제작이라고 말했다.

“회사에 전문경영인을 모셨거든요. 저희 회사긴 하지만, 경영은 전문경영인이 도맡아주시고 저희는 홍보 쪽에 집중을 하고 있어요. ‘비글부부’ 채널도 직간접적인 회사 홍보에 도움이 되고 있죠. 유튜브에서 발생하는 수익은 애초에 크지도 않지만, 회사 홍보차원으로 일하는 거라고 생각하면 거의 들어가는 노동력 정도만큼의 돈만 간신히 나올 정도구요. 어떨땐 영상팀 편집자 세 분께 들어가는 비용으로 영상 수익이 ‘마이너스’가 될 때도 있어요.”

이런저런 이야기들로 서두가 너무 길었다. 구독자 분들이 가장 궁금해 마지않는 ‘우리 하준이’ 이야기로 넘어가보도록 하자.

▲우리 하준이 얘기 시작! (김정웅 기자 cogito@)
▲우리 하준이 얘기 시작! (김정웅 기자 cogito@)

◇유튜브…육아가 모두의 행복으로 거듭나는 매개체

사실 하준맘, 하준파파도 “하준이 언제 가장 예뻐요?”라고 묻자 1초도 망설이지 않고 “잘 때요!”라고 동시에 외칠 만큼, 육아에 많은 힘과 노력을 쏟는 평범한 부부였다.

훌륭한 부모는 어떤 모습이라고 생각하냐 묻자 “최선을 다한 부모는 모두가 위대하죠. 삼시세끼 밥 먹이고, 재우고, 학교 보내는 평범한 부모의 일들을 해낸다는 것은 정말 위대한 일이에요”라고 답하는 하준파파의 말에서 육아라는 것이 얼마나 높은 벽인지 새삼스레 느껴진다.

하지만, 힘든 육아 속에서도 육아 영상 콘텐츠를 만드는 자체가 힘을 북돋워 주는 경우가 많다고. 하준파파는 ‘비글부부’ 채널의 육아 영상을 찍었던 과정들이 행복을 만들어 낼 뿐 아니라, 하준이에게 미친 나쁜 영향을 단 한 가지도 찾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말씀드렸던 것처럼 저희의 철학은 나중에 하준이가 커서 봐도 함께 웃을 수 있는 영상을 찍자는 데 있어요. 그러다보면 영상은 대부분 행복한 순간을 담겠죠? 그럼 하준이도 영상 찍을 때가 행복한 순간이라는 걸 알아요. 저희도 하준이와 저희의 행복한 모습을 담기 위해 행복한 순간을 만들려 집중합니다. 그러다보면 저희 가족의 삶에 행복한 시간이 늘어나는 효과가 생기는 거죠. 육아 영상 제작은 여러모로 아이를 키우는 많은 가정들에 정말 추천할만한 일이에요.”

부수적인 행복 창출 효과(?)도 있다. 바로 하준이에게 자기 영상을 다시 보여주는 것. “춤추는 영상을 보여주면 같이 춤을 추고요, 웃는 영상을 보면 같이 웃어요. 대부분 행복한 순간을 담은 영상들이니 볼 때마다 하준이도 기뻐하죠.”

하준파파는 영상 제작의 행복이 하준이 뿐만 아니라 가족 모두에게 함께 공유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마 이 ‘비글부부’ 영상을 세상에서 가장 많이 보는 사람은 저일 거에요. 아는 사람이 TV에 나오면 재밌는 것처럼, 수 개월 전의 우리 가족의 화목한 모습을 보면 볼 때마다 너무 보람차요.”

▲"하준 엄마는...이렇게 말하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마당쇠 같은 아내에요. 제가 집안일 하는 것 보다도 훨씬 더 많은 일을 회사에서 해주고 있는 듬직한 아내라는 의미죠." (김정웅 기자 cogito@)
▲"하준 엄마는...이렇게 말하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마당쇠 같은 아내에요. 제가 집안일 하는 것 보다도 훨씬 더 많은 일을 회사에서 해주고 있는 듬직한 아내라는 의미죠." (김정웅 기자 cogito@)

그리고 마지막으로 행복을 전달받는 사람들, 구독자들이 있다. “‘랜선이모’라고들 하잖아요. ‘랜선이모’들이 육아 유튜브에 나오는 아기들에게 갖는 관심이 단순한 팬을 넘어서 훨씬 더 긴밀하더라구요. 저희가 육아와 훈육에서 놓치는 부분이나 팁 같은 것도 알려주시고, 진짜 진심으로 하준이를 조카라고 생각하고 아껴주시는 감사한 분들이 많아요.”

이처럼 많은 이들에게 행복을 주는 하준이를 ‘비글부부’ 채널에서 언제까지 볼 수 있을까? “일단 하준이는 안 나와도 채널에 저희 부부는 계속 나올거에요” 음… 하준이가 궁금한데…. “아, 하준이. 일단 중‧고등학생이 되서 본인이 더 이상 유튜브는 하고 싶지 않다고 하면 의사를 존중할 거에요. 본인도 좋아하면 그땐 ‘육아’라고 하긴 애매하지만, 가족이 함께하는 유튜브가 되겠죠? 근데 하준이가 스스로 의사를 표현하기까지 애매한 유치원에서 초등학교 때까지 아직 구체적으로 생각해보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되도록 많은 시간을 구독자분들과 하준이가 함께 할 수 있게끔 노력할거에요.”

부부는 하준이가 어떤 직업을 갖길 바랄까? 하준맘은 “불법적인 일만 아니라면 하고 싶은 일 마음껏 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고, 하준파파는 “축구 보는걸 너무 좋아해서 하준이도 축구선수를 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뭐? 난 운동 선수 하는거 진짜 싫은데…차라리 당신이 축구하는 아기의 ‘랜선삼촌’을 하는게 어때?” (하준맘)

“아니 우리 하준이가 또래 애들중에 피지컬이 상위 1%인데… 축구선수가 어때서….” (하준파파)

투닥투닥투닥투닥… 인터뷰 중간중간 이런 순간들이 꽤 있었다. 그렇다. 아시다시피 그들은 원래 이런 부부다. 이번엔 ‘비글부부’ 채널의 나머지 두 주인공인 부부에 대해 알아보자.

◇투닥투닥… 아웅다웅… 이 부부가 사는 법

‘비글부부’‘비글’이라는 이름값에 걸맞게 자주 아웅다웅한다. 근데 장난치는 거 말고 진지하게 화를 내면서도 싸울까? 당연한 얘기지만, 이들도 사람이기 때문에 싸운다고 한다.

“하준이가 듣는 데선 웬만하면 안 싸우려고 하죠. 근데 사람인지라 완전히 싸우지 않을 수는 없더라고요. 그럴 땐 소리를 지르면 아기들도 다 아니까, 되도록 ‘고운 목소리’로 싸우려고 노력해요. 단어 선택도 ‘아이 되게 짜증나네~’하는 식으로 예쁘게요.”

싸우다가도 쉽게 화해하는데 하준맘이 설명해주는 화해의 이유도 정말 웃기다.

“사실 저희는 서로 친구가 없어요." (하준맘)

”야 친구 없는건 너지, 난 친구 많은데?“ (하준파파)

"아이 좀 가만히 있어봐, 친구 없잖아. 아무튼 서로 친구가 없으니까 등돌리면 놀 사람이 없어요. 그래서 심심하지 않으려면 반 강제로 화해해야 돼요. 특별히 화해하는 방법이 있는 것도 아녜요. ‘소고기 먹으러 갈래?’ 정도면 뭐….” (하준맘)

정말이지 유쾌한 부부가 아닐 수 없다.

▲"하준 아빠요? 아내같은 남편이죠. 제가 남자같고 하준 아빠가 여자 같아요. 집안일이나 육아만 잘 한다고 하는 말이 아니라 남자들이 잘 모르는 부분까지 세심하게 캐치하는 걸 보면 그래요." (김정웅 기자 cogito@)
▲"하준 아빠요? 아내같은 남편이죠. 제가 남자같고 하준 아빠가 여자 같아요. 집안일이나 육아만 잘 한다고 하는 말이 아니라 남자들이 잘 모르는 부분까지 세심하게 캐치하는 걸 보면 그래요." (김정웅 기자 cogito@)

하준맘과 하준파파 각자의 육아 능력 점수를 매겨보게 했다. 100점 만점에 하준맘은 80점, 하준파파는 90점을 스스로에게 매겼다. 하준파파가 스스로 90점을 매긴 것은 “책으로 육아를 배우다보면 아직 부족한 부분이 느껴져서” 10점을 감점한 것이고, 하준맘은 “하준 아빠가 90점인데 나보다 잘하니까 나는 10점 더 내려야 할 것 같아서”였다.

반대로 상대방을 매겨보라고 했더니 하준맘은 망설이지 않고 하준파파에게 100점을, 하준파파는 하준맘에게 80점을 매겼다.

“뭐야. 자기 나 왜 80점 줬어?!” (하준맘)

“100점 주려고 했더니 니가 80점이라매” (하준파파)

“아니야 솔직히 요즘엔 내가 100점 같애….” (하준맘)

투닥투닥…. 역시 비글부부다운 점수 산정이다.

이쯤에서 MSG 조금만 친 이야기 하나 해보자면, 기자가 본 하준파파는 세상 대부분의 여성이 바라마지 않는 이상적인 남편상으로 느껴졌다. 훤칠한 키에 훈훈한 생김새, 친구 만나는건 1년에 한 두번 정도 뿐이고 가족과 아내를 언제 어느 순간에나 최우선으로 생각한다는 가정적인 모습, 부부 양측이 동의할 만큼 엄마보다 수준 높은 육아 능력. 하준맘은 하준파파를 “중요한 일은 남자다운 모습을 보이지만, 평소엔 청소나 빨래같은 집안일도 잘하는 세심한 아내같은 남편”이라고 평했다.

키야… 이렇게 완벽할 데가. 아니 근데, 육아도 집안일도 아빠가 다하면 엄마는 뭘 하지? “하준 엄마는 사업을 해요” 아….

“회사에서 일하는 시간을 보면 하준 엄마가 쓰는 시간이 훨씬 많아요. 어떻게 저렇게 젊은 나이에 저렇게 열심히 일하나 싶을 정도에요.” (하준파파)

“네, 저는 역시 집안일보다 회사일이 나아요.” (하준맘)

“나는 집안일!” (하준파파)

만약 이 세상에 ‘우수 성평등 부부상’이란게 있다면 수여하고 싶을 만큼 모범적인 성평등 가정이다.

비글부부는 함께 있는 것만으로 유쾌해지는 부부였다. 이들과 동갑이지만 결혼에 별 생각이 없던 기자 역시 얼른 결혼과 육아를 하고 싶어질 정도로 말이다. 독자분들이 비글부부와 하준이를 직접 만나는 것 까진 어렵더라도, 이들의 콘텐츠를 함께보며 유쾌해지고 행복해 하실 수 있었으면 좋겠다. 늘 그렇듯 구독자들에게 남기는 부부의 말로 인터뷰를 마쳐보자.

“저희 하준이 많이 사랑해주셔서 너무너무 감사해요. 지금처럼 많은 관심 가져주시고 격려해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저희처럼 육아에 힘쓰고 있는 젊은 부부님들! 지금은 비록 본인들만의 시간이 부족하시겠지만, 우리 함께 참고 견뎌나가요. 같이 힘내요!”

▲무엇인가에 심취한 듯한 황하준 군(2)과 행복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비글부부. 이들과 함께 있으면 행복한 기운이 주변사람에게도 전해진다. (김정웅 기자 cogito@)
▲무엇인가에 심취한 듯한 황하준 군(2)과 행복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비글부부. 이들과 함께 있으면 행복한 기운이 주변사람에게도 전해진다. (김정웅 기자 cogi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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