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은 16일 개정된 화평법과 관련해 △신고대상 화학물질 기준 명확화 △사전신고 기간 6개월 연장 △외국제조사 사전신고 사이트 개설 등 총 3가지 개선 의견을 환경부에 전달했다.
올해부터 개정된 화평법이 시행되면서, 기존 ‘등록대상 기존화학물질 지정제도’가 폐지되고, 국내에서 연간 1톤 이상 제조·수입하는 자는 모든 기존화학물질을 사전에 등록해야한다.
환경부는 화학물질 제조·수입 업체에 대해 6월까지 기존화학물질의 기본정보를 사전에 신고하도록 공지했다. 사전 신고한 업체에 대해서는 기존화학물질의 제조·수입물량 등에 따라 차등화된 등록유예기간이 부여된다.
한경연은 환경부에 신고 대상 화학물질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조·수입 화학물질 중 물질명 자체가 알려지지 않아 물질명의 기준이 되는 CAS번호가 없는 화학물질이 많아 기업들이 어느 범위까지 신고를 해야 하는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CAS 번호는 미국 화학회인 아메리칸 케미칼 소사이어티(American Chemical Society)에서 관리하는 화학물질에 부여된 고유번호를 뜻한다.
한경연은 “사전신고의 대상이 되는 화학물질의 기준이 불명확해 기업들이 어디까지 신고해야하는지 혼란스러울 수 있으므로, 신고기준과 범위를 명확히 규정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한경연은 현재 환경부가 올해 6월까지로 한정한 기존화학물질의 사전신고기간을 12월까지 연장해줄 것을 건의했다. 영세·중소기업의 경우 신고제도에 대한 이해도가 낮고, 대기업은 자사뿐만 아니라 화학물질을 공급받는 1차 협력사도 함께 관리·점검해야하므로, 정부가 사전신고 준비를 위한 절대시간을 충분히 보장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경연은 “화학물질 수입사의 경우 사전신고를 위해서는 외국 제조사로부터 화학물질 정보를 제공받아야하는데 6개월은 현실적으로 무리”라고 지적했다.
특히 한경연은 사전신고 기한의 촉박함으로 신고 기한을 경과하여 기존화학물질 등록 유예기간을 받지 못할 시 등록차질로 자체물량은 물론 협력사로부터의 화학물질 수급에 차질이 발생, 산업계 전반에 연쇄적인 부정적 파급효과를 우려했다.
아울러 한경연은 외국제조사의 사전신고가 가능한 영문 사이트를 개설해달라고 요청했다. 현재 한국에 화학물질을 수출하는 해외 제조사의 경우 한국 수입사 또는 법적대리인을 통해 사전신고를 할 수 있다. 다만 영업기밀과 관련되어 있다고 판단할 때 신뢰할만한 법적대리인을 선임하기가 어렵고, 한국시장의 수출규모가 작은 경우 사업 자체를 포기할 가능성도 있다.
한경연은 “화학물질 수입사의 경우 수입량 규모도 중요하지만 질적인 차원에서 다른 물질로 대체가 어려운 특수한 화학물질의 수입이 어려워지면서 국내기업들의 또 다른 차원의 어려움이 초래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