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2위 전자상거래업체 JD닷컴은 럭셔리 제품 구매고객을 위해 특별한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영화 ‘맨 인 블랙’의 주인공들처럼 검은 양복을 입은 직원들이 손에는 흰 장갑을 착용한 채 고객에게 직접 제품을 배달한다. 최근 JD닷컴에서 에르메스의 한정판 팔찌를 구매한 한 고객은 “멋진 의식이었다”며 “온라인 플랫폼에서 쇼핑하는 것은 나를 위해 짜인 축하연을 즐기는 것과 같다”고 기뻐했다.
JD닷컴은 지난 2월 자사 럭셔리 제품 판매 사이트 톱라이프를 영국 런던 소재 세계 3대 온라인 명품거래 플랫폼인 파페치 중국법인과 합병했다. 이를 통해 JD 고객들은 파페치가 보유한 1000개 이상의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에 접근할 수 있게 됐다.
세계 럭셔리 시장에서 중국 소비자들은 막강한 구매력을 과시하고 있다. 다국적 컨설팅 업체 맥킨지가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글로벌 럭셔리 지출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중국의 럭셔리 지출은 지난해의 7700억 위안에서 오는 2025년 1조2000억 위안으로 두 배 가까이 급증할 전망이다.
여전히 오프라인 매장이 지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온라인 럭셔리 쇼핑 지출은 2025년에 1472억 위안(약 25조 원)으로, 역시 작년의 616억 위안 대비 두 배 이상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글로벌 럭셔리 온라인 쇼핑에서 현재 미국시장이 약 44% 비중을 차지하지만 고속 성장하는 중국시장을 럭셔리 업체들이 신경 쓸 수밖에 없는 것이다.
특히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업계는 젊은 소비자들을 사로잡기 위해 온라인 쇼핑에 눈을 돌리고 있다.
럭셔리 업체는 한편으로 온라인 쇼핑이 ‘양날의 검’이 될 가능성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고객이 너무 쉽게 제품을 구매하면 희소성이 떨어지게 된다. 랄프로렌의 패트리스 루비트 최고경영자(CEO)는 “우리가 매번 기회가 있는 곳에 올라타는 것은 아니다”라며 “브랜드가 중국에서 살아남으려면 온라인 쇼핑에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빠른 성장이 기대되는 온라인 쇼핑을 무시할 수는 없다. 중국에서 자체적으로 전자상거래 사이트를 운영하는 루이비통은 이달 ‘리틀 레드북(Little Red Book)’으로 명명한 소셜커머스 사이트를 열었다. 버버리와 알렉산더맥퀸 등 다른 럭셔리 업체들도 현지업체와 팀을 이뤄 온라인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온라인 쇼핑에 진출하면 럭셔리 업체 입장에서 또 다른 이점이 있다. 파브리지오 프레다 에스티로더 CEO는 “중국 중소도시는 명품매장이 들어설 만큼의 인프라가 없다. 온라인 매장을 구축하면 이들 새로운 시장에 진입하기가 쉬워진다”며 “중국에는 수백만이 거주하는 도시가 약 600개에 이른다. 이들 지역 소비자도 고품질의 제품에 대한 흥미와 갈망이 있다”고 설명했다.
에스티로더의 인기 브랜드 중 하나인 톰포드는 중국 내 10개 도시에만 오프라인 매장이 있다. 대신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그룹홀딩의 온라인 장터 티몰에 입점해 중소도시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티몰의 명품 전문 플랫폼 럭셔리파빌리온은 2017년 문을 열었으며 현재 베르사체, DKNY 등 100여 개 럭셔리 브랜드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