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CEO “美 반도체 안 팔아도 먹고 산다”...반도체 등 핵심부품 자체 개발

입력 2019-05-19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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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광둥성 선전 본사에서 일본 언론들과 인터뷰하는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 니혼게이자이신문
▲중국 광둥성 선전 본사에서 일본 언론들과 인터뷰하는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 니혼게이자이신문
“미국 반도체 팔지 않아도 된다. 핵심 부품 자체 개발하겠다.”

런정페이 화웨이테크놀로지 회장이 지난 1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전면 봉쇄 조치 이후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런 회장은 18일 중국 광둥성 선전 본사에서 가진 일본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화웨이에 대한 수출 규제를 결정한데 대해 “우리는 법에 저촉될 일은 하나도 하지 않았다”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이날 인터뷰에는 아사히신문과 도쿄신문,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언론들만 참석했다.

런 회장은 스마트폰 등의 생산에 영향이 예상되는 점에 대해 “(퀄컴 등 미국 기업이 생산에 필수적인) 반도체 제품을 팔지 않아도 상관없다. 그에 대한 준비는 이전부터 진행해왔다”며 화웨이 산하 반도체 설계회사인 하이실리콘 을 통한 독자 개발을 시사했다.

수출 규제가 경영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서는 “화웨이의 성장 속도가 둔화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제한적일 것”이라며 “(과거 미국에서 제재를 받은)ZTE처럼 미국의 요구에 따라 경영진을 쇄신하거나 감시를 받아들이는 일 등은 하지 않겠다”며 미국 정부에 강경하게 맞서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화웨이는 전 세계에서 연간 약 670억 달러(약 80조 원)어치의 부품을 조달해왔다. 이 가운데 미국에서만 약 110억 달러어치를 구입했다. 특히 핵심 부품인 반도체는 미국에 절대적으로 의존해왔다. 퀄컴과 인텔, 브로드컴 등 반도체 대기업 외에 마이크로소프트와 오라클 등 소프트웨어 대기업들이 화웨이의 주요 공급처였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15일 안보 우려가 있는 기업에서의 통신장비 조달을 금지하고, 미국 기업의 화웨이 수출을 사실상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화웨이에 대한 수출과 수입이 모두 봉쇄됐다. 이에 화웨이는 스마트폰 및 통신사용 통신장비 생산에 향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런 회장은 “오늘은 한 나라를 위협하고, 다음은 다른 나라를 협박한다. 이런 상황에서 누가 미국에 투자하는 리스크를 무릅쓰겠는가”라며 다른 나라를 무차별적으로 압박하는 트럼프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5G 정비 분야에서 (진출을) 요청해도 갈 생각이 없다. 기업의 투자에 중요한 것은 신용이다.”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조치에 따른 혼란은 화웨이 뿐 아니라 전세계 기업으로 확산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행정명령에 서명한 바로 다음날 발효되면서 사안에 대응할 시간이 없었던데다 규제 대상 제품 범위도 애매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반하면 외국인의 거래도 처벌받기 때문에 기업들은 화웨이와의 거래를 아예 끊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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