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도 봉쇄당한 화웨이...삼성전자 반사익 보나

입력 2019-05-20 15:18 수정 2019-05-20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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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중국 화웨이와의 일부 사업 중단을 결정하면서 화웨이의 스마트폰 사업이 타격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미국 정보통신 기술과 관련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화웨이와 70여개 계열사의 수출길을 봉쇄하기로 한 데 따른 결과다.

19일(현지시간) CNBC방송 등 복수의 외신에 따르면 구글은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이전이 필요한 화웨이와의 비즈니스를 중단하면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에 대한 화웨이의 접근 권한을 삭제했다.

사정에 밝은 소식통에 따르면 화웨이는 중국 외 국가에서 출시되는 다음 버전의 스마트폰에서 이용되는 구글 플레이 스토어나 지메일을 포함한 앱 및 서비스에 대한 접근 권한 역시 차단당했다.

소식통은 “구체적 서비스에 대한 세부 사항은 구글 내부적으로 여전히 논의 중”이라며 “다만 앞으로 안드로이드와 구글 서비스가 화웨이에 제공했던 기술적 지원이나 협력은 중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새로 생산되는 화웨이 스마트폰에선 유튜브나 구글지도 등 인기 있는 안드로이드 앱의 안정적인 구동이 힘들어질 전망이다. 기존 화웨이 유저들은 만약 구글이 새로운 버전의 안드로이드를 출시할 경우 업데이트 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하게 된다.

구글은 글로벌 모바일 OS 시장 1위 사업자로, 애플을 제외한 다수의 스마트폰 제조사가 안드로이드를 사용하고 있다. 한해 2억 대의 휴대폰을 판매하는 화웨이도 안드로이드를 기본 OS로 탑재해왔다. 전 세계 안드로이드 휴대폰 사용자는 25억 명이다.

화웨이는 올 1분기 스마트폰 판매에 불을 붙여 애플을 꺽고 글로벌 2위로 올라서는 성과를 거뒀다. 화웨이 스마트폰 판매량은 지난해 1분기 3930만 대에서 올해는 5910만 대로 늘었다. 애플이 지난해 5220만 대에서 올해 3600만~4300만 대, 삼성이 7820만 대에서 7190만 대로 줄어든 가운데 나홀로 성장을 기록한 셈이다.

그러나 구글의 이번 조처로 ‘삼성전자까지 추월하겠다’는 화웨이의 야심찬 계획은 차질을 빚게 됐다. 반면 삼성 입장에서는 미국의 제재 조치로 반사이익을 누리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같은 안드로이드 OS를 써왔던 화웨이 스마트폰 유저들이 삼성으로 갈아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올 초 화웨이 소비자 부문 리처드 위 최고경영자(CEO)는 “이르면 올해 삼성전자를 제칠 것”이라고 말했었다.

화웨이 측은 “이미 수년 전부터 이런 비상상황에 대비해왔다”며 영향을 애써 부인하고 있다. 화웨이는 실제로 ‘훙멍’이라 불리는 자체 OS를 개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자체 OS가 당장 안드로이드를 대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시장조사업체 CCS인사이트의 제오프 블레이버 부회장은 “구글의 결정은 화웨이의 사업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구글의 이러한 움직임은 스마트폰 제조업체로 하여금 구글 OS를 대체해야 하는 이유를 제공하기 때문에 장기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한편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구글 외에도 인텔과 퀄컴, 자일링스, 브로드컴 등 미국의 반도체 선도업체들도 추후 통지가 있을 때까지 화웨이에 제품을 공급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정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5일 안보 위험이 있는 기업으로부터 통신장비 조달을 금지하는 내용의 ‘정보통신 기술과 서비스 공급망 확보’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미국 상무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 이후 화웨이와 70개 계열사를 무역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이 행정명령은 미국 기업뿐 아니라 동맹국들까지 화웨이와 거래를 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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