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포드차, 전 세계 화이트칼라 7000명 감원…車업계 구조조정 가속화

사무직의 약 10% 해당·8월까지 감원 마무리 할 계획…수익성 약화·판매 부진으로 구조조정 압력 받아

▲미국 포드자동차의 짐 해킷 최고경영자(CEO)가 1월 14일(현지시간)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북미 국제오토쇼에서 연설하고 있다. 포드는 20일 전 세계 사무직 근로자의 약 10%에 해당하는 7000명을 감원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디트로이트/AP뉴시스

미국 포드자동차가 대규모 감원을 발표하는 등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구조조정이 가속화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포드는 이날 전 세계 사무직 근로자의 약 10%에 해당하는 7000명을 감원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수익성을 회복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자동차산업에서 경쟁사를 따라잡기 위한 짐 해킷 포드 최고경영자(CEO)의 광범위한 계획 일부분이라고 WSJ는 설명했다.

해킷 CEO는 이날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감원에는 이미 실시된 조기퇴직이나 정리해고도 포함됐다”며 “오는 8월까지 완료할 것”이라고 밝혔다.

포드는 이번 감원으로 연간 6억 달러(약 7170억 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다각적인 구조조정으로 수년간 약 110억 달러(약 13조1450억 원)의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감원에는 북미 지역에서 약 800명의 정리해고가 포함됐다. 포드는 이미 북미에서 약 1500명이 자발적으로 조기퇴직 했다고 밝혔다.

포드는 지난 1분기에 순이익이 11억46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4% 급감했다. 중국 판매가 전년보다 반토막 나면서 글로벌 신차 판매 대수가 14% 감소했다. 이에 매출도 4% 감소한 403억 달러를 기록했다.

해킷 CEO는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관료주의를 배제하고 신속하게 의사결정을 해야 하며 가장 부가가치가 높은 업무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며 “이번 감원은 고위 관리직을 20% 가까이 줄이는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포드와 GM 글로벌 직원 수 추이. 단위 명. 빨간색:포드/ 회색:GM. 출처 월스트리트저널(WSJ)

미국과 중국, 유럽 등 세계 주요 자동차 시장에서 신차 판매 성장세가 수년간 주춤하면서 업계는 수익성을 유지하기 위한 구조조정 압력을 받고 있다고 WSJ는 설명했다.

제너럴모터스(GM)는 지난해 11월 북미 5곳을 포함해 전 세계에서 7개 공장을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글로벌 사무직과 계약직 직원의 약 15%에 달하는 8000명 감원 방침도 표명했다.

독일 폭스바겐도 지난 3월 관리직 직원 약 7000명을 수년에 걸쳐 감원해 핵심 사업에서의 비용을 감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의 피터 카펠리 교수는 “투자자들과 애널리스트들은 자동차 업계의 비용절감 움직임을 환영할 것이나 감원이 효율성 개선으로 반드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관리자들은 일반적으로 회사 내부 변화를 주도하는 유용한 수단이므로 이들을 제거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포드는 남은 근로자들에게 누구를 그리고 왜 감원하기로 했는지 효과적으로 알려줘야 할 것”이라며 “근로자들의 신뢰를 얻지 못하면 모두가 패닉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포드 주가는 이날 시장 전반의 하락과 함께 0.1% 내린 10.28달러로 마감했다. 그러나 포드의 구조조정 계획을 투자자들이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올들어 지금까지 주가는 약 34%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