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 개재' 한진중공업, 급한 불 껐지만…'유동성·수익성' 개선 시급

입력 2019-05-21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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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중공업의 주식 매매거래가 21일 재개됐다. 이로써 자본잠식 우려가 해소돼, 본격적으로 경영정상화에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여전히 수익성 부진과 유동성 악화를 겪고 있어 실적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앞서 한진중공업은 지난 2월 13일 자회사인 수빅조선소의 회생신청으로 인한 자본잠식으로 주식 매매거래가 일시 정지됐다.

이후 국내외 채권단이 6800억 원 규모의 출자전환을 추진하면서 자본잠식 우려가 해소됐고 이에 따른 감자와 증자 절차를 거쳐 이날 주식 거래가 완전 재개됐다.

실제 1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한진중공업의 자본총계는 2509억 원으로 전분기(-7082억 원)의 자본잠식 상태를 탈출했다.

또 한진중공업홀딩스 및 조남호 한진중공업홀딩스 회장은 경영권에서 완전 배제(지분율 0%)됐으며 채권단 지분은 산업은행(16.1%)을 비롯해 총 63.4%를 차지하는 채권단지배체제로 변경됐다.

결과적으로 한진중공업은 경영리스크로 지목받던 수빅조선소 부실을 모두 털어냈으며, 산업은행 등 국내외 은행이 대주주로 참여하는 출자전환도 완료해 재무구조가 다소 개선됐다.

보유 부동산 매각 및 개발도 순조롭다. 한진중공업이 보유한 매각추진 자산은 그 가치만 1조2000억 원 대에 달한다.

이달 초 인천 북항 배후부지는 전체 57만㎡(17만평)에 달하는 부지 중 10만㎡(3만평)를 1314억 원에 매각하기로 결정,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마쳤다.

대형물류센터를 짓게 될 이 사업에는 한진중공업이 공동시공사로도 참여한다. 남은 배후부지 47만㎡(14만평)도 다수의 매수희망자들이 관심을 나타내고 있어 전체부지에 대한 매각작업이 완료될 경우 재무구조 개선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시와 추진 중인 동서울터미널 현대화사업이라는 대규모 개발도 조만간 가시화 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개발사업을 전문적으로 도맡아 온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이 참여하게 될 동서울터미널 부지는 서울 도심의 중심지인 지하철 2호선 강변역에 인접한 약 3만 7000㎡에 달하는 부지다.

상업, 업무시설 및 관광, 문화시설 등 복합개발 형태로 추진될 예정이며 개발사업 규모는 1조 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부산 원도심에 위치한 영도조선소 부지 또한 한진중공업의 자산가치를 높이는 최대의 강점으로 손꼽힌다.

조선소가 위치한 영도구 관문 일대가 도시재생사업 선도지역인데다 부산시가 추진 중인 2030년 부산 세계박람회(등록엑스포)가 최근 정부 추진사업으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박람회 예상부지인 북항재개발 구역 일대를 마주보고 있는 영도조선소 부지에 대한 동반 개발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아울러, 한진중공업은 경쟁력 제고를 위해 주력사업부문인 조선과 건설 양 부문의 역량과 수익성을 높이는 데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조선부문은 경쟁우위를 가진 군함 등 특수선 건조와 수주에 집중하는 한편 견조한 실적을 이어가고 건설부문 역시 선택과 집중의 경영전략을 기조로 수익성 확보에 주력할 계획이다.

실제 한진중공업은 4월말 기준 해군 함정 등 특수선 23척, 1조6000억 원 상당의 일감을 확보하고 있다. 올해 발주가 예상되는 해군과 해경 함정, 정부 관공선 발주 등에도 적극적으로 뛰어들 계획이다.

건설부문 역시 주력사업인 공공공사 분야에서 지난 해 약 3700억 원 규모의 수주 실적을 올렸다. 올 들어서는 현재까지 약 2200억 원의 수주고를 채우는 등 건설부문에서만 총 4조 원에 달하는 공사물량을 확보하고 있다.

한진중공업 관계자는 “국내외 채권단의 출자전환에 힘입어 재무구조가 개선되면서 클린 컴퍼니로서 경영 정상화를 앞당길 수 있게 됐다”며 “경쟁력을 높여 회사의 체질을 강화하고 새로운 성장기반을 확보해 지역경제와 산업발전에 이바지하는 강견기업으로 재도약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여전히 실적 개선과 유동성 문제가 해결돼야 하는 시급한 과제다. 한진중공업은 지난 1분기 연결 기준 전년 동기 대비 86.8% 감소한 28억5000만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 역시 37.0% 감소한 3170억 원을 기록했다.

현금흐름도 좋지 않다. 당장 현금화 가능한 현금성 자산이 3개월 만에 72.7% 감소했다. 지난해 말 2290억 원에 달하던 현금성 자산은 625억 원으로 줄었다. 결과적으로 유동자산 역시 1조7209억 원에서 1조2353억 원으로 28.2% 줄었다.

지난 1분기 동안 영업으로 벌어들인 현금 역시 888억 원에 달하는 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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