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는 20일(현지시간) 성명에서 오는 8월까지 약 7000명을 감원할 방침을 발표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포드는 북미 지역에서만 약 2300명을 줄일 계획이며 그 가운데 약 1500명은 이미 자발적으로 퇴사했다. 포드는 이번 감원으로 연간 약 6억 달러(약 7170억 원)의 비용을 절감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국과 미국, 유럽 등 핵심 자동차 시장이 판매 감소와 성장 정체 등으로 주춤하면서 자동차 업계는 실적 압박을 강하게 받고 있다.
포드가 대규모 감원을 발표한 배경도 실적 부진에 있다. 포드의 지난 1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4% 감소한 11억4600만 달러에 그쳤다. 중국 판매가 전년보다 50% 급감하면서 글로벌 신차 판매 대수는 14% 줄어든 142만5000대를 기록했다. 다만 북미에서 픽업 트럭 등 고가의 대형차 판매 비중이 높아지면서 매출 감소세는 비교적 완만했다. 매출은 전년보다 4% 줄어든 403억 달러였다.
짐 해킷 포드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경쟁력 유지를 위해 우리는 관료주의를 배제하고 의사 결정을 신속하게 하며, 가장 부가가치가 높은 업무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며 “이번 감원으로 고위 관리직의 약 20%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포드는 연말까지 현재 14단계인 직급을 9단계 이하로 줄일 계획이다. 해킷 CEO는 “일하는 방식을 바꾸기 위해 5000개 이상의 구체적인 아이디어를 확인했다”며 “그 중 새로운 이니셔티브가 있는 것은 물론 부가가치가 없어서 제거해야 하는 업무도 파악했다”고 설명했다.
포드 외에도 제너럴모터스(GM)와 독일 폭스바겐 등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은 전기자동차와 자율주행차량 등 신성장 사업에 역량을 쏟아 붓고자 ‘선택과 집중’ 전략을 택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의 구조조정 신호탄을 쏘아올린 것은 GM이었다. GM은 지난해 11월 북미 5곳을 포함, 전 세계 7개 공장을 폐쇄하고 화이트칼라와 계약직 직원의 약 15%에 달하는 8000명을 감원한다고 발표했다.
폭스바겐은 지난 3월 관리직 약 7000명을 수년에 걸쳐 줄이기로 했다. 영국 재규어랜드로버는 올해 영국 내 고용 인력의 8분의 1인 5000명을 감원할 계획이다.
대규모 구조조정 속에서도 신성장 사업에 대한 투자는 활발하다. 포드는 지난달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픽업트럭에 특화한 스타트업 리비안(Rivian)에 5억 달러를 투자했다. 앞서 3월에는 미국 미시간주 공장에 약 9억 달러를 투자해 전기차와 자율주행차를 생산한다는 새로운 계획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