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 재개’ 한진중공업, 남은 과제 산적

입력 2019-05-21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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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중공업 주가가 거래 재개 첫 날부터 급락했다. 경영리스크를 모두 털어냈다며 향후 경영정상화 작업도 순조로울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수주량 감소와 선가 하락 등 조선업황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데다 채권단의 구조조정도 현재 진행형이기 때문이다.

2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한진중공업은 전 거래일보다 10.25% 내린 893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2월 13일 자회사인 필리핀 수비크조선소 회생신청으로 자본잠식 상태에 빠지면서 주식 매매 거래가 일시 정지된지 석달 만의 거래재개다.

이날 주가는 급락했지만 한진중공업은 경영정상화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수빅조선소 부실을 모두 털어냈고, 산업은행 등 국내외 은행이 대주주로 참여하는 출자전환을 완료해 재무구조를 강화했다는 판단에서다.

여기에 보유 부동산 매각 및 개발도 진행중이다. 한진중공업이 보유한 매각추진 자산은 가치가 1조2000억 원대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미 인천 북항 배후부지는 전체 57만㎡(17만평)에 달하는 부지 중 10만㎡(3만평)를 1314억 원에 매각하기로 이달 초 우선협상대상자 선정도 마쳤다.

하지만 시장은 한진중공업에 대해 우려를 완전히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우선 조선업황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지 우려된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이와 관련해 한진중공업 측은 “조선 부문의 역량과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경쟁우위를 가진 군함 등 특수선 건조와 수주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최근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조선업황을 고려했을 때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적지 않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 2016년을 바닥으로 선가와 신규수주 등 조선산업 주요 지표들이 개선되고 있지만, 산업 전반으로 온기가 확산됐다고 판단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라며 “특히 중소형사들의 경우 업황 부진으로 어려움이 여전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채권단 구조조정에 따른 불확실성도 존재한다. 전문가들은 채권단이 구조조정을 통해 건설부문 경쟁력 강화에 나설 것이라고 보고 있다.

최진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제 한진중공업은 채권단 지배체제로 본격 돌입했다”며 “앞으로 조선사업보다는 토목 및 재건축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는 형태로 구조조정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판단했다.

경쟁력을 확보하기 쉽지 않은 조선 보다 건설 부문에 집중한다는 것은 긍정적일 수 있다. 그러나 지난해말 기준 한진중공업의 전체 매출에서 조선부문의 비중은 31.9%, 건설부문의 비중은 49.7%로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만큼, 근본적 체질 개선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여기에 조선부문과 건설부문으로 분리 매각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어 주가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채권단 관계자는 “매각이 원칙이지만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확정된 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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