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 속으로] 변동성 확대와 대응 전략

입력 2019-05-22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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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용욱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

미중 무역분쟁이 주식시장의 불확실성으로 다시 부각되고 있다. 뉴욕에서 진행된 미중 무역협상이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글로벌 주식시장이 약세를 보이고 있고 국내 주식시장도 하락이 지속하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뿐 아니라 원·달러 환율이 상승(원화 약세)한 점도 투자 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 이와 연관되어 외국인들도 순매도세를 보이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5월 들어 6% 이상 하락하였고 코스닥지수도 6% 이상 떨어졌다. 3% 정도 하락한 미국 S&P500지수보다는 하락 폭이 컸지만 7% 이상 하락한 신흥국 지수(MSCI기준)나 6% 이상 하락한 중국 상하이종합지수와는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국내 주식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주된 요인은 앞서 언급한 미중 무역분쟁의 재점화, 원·달러 환율 상승, 그리고 수급적 측면에서의 부정적 흐름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미중 무역분쟁은 패권 쟁탈전적 측면과 경제적 실리 측면이 혼재되어 있다고 판단된다. 과거 옛소련 해체로 미국의 단극체제(uni polar system)가 30년 정도 지속되어 왔다. 미국으로서는 최근 중국 경제의 부상을 당장의 위협은 아니라고 할지라도 향후 위협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인식할 수 있다. 이러한 인식은 미중 무역분쟁이 해결되는 데에는 커다란 걸림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경제적 실리를 생각해 보면 어느 선에서 타결이 될 것으로 볼 수는 있다. 미국의 대중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 상향 조정으로 미국의 대중 무역 역조 현상을 어느 정도 시정할 수는 있다. 하지만 중국산 상품을 완전하게 대체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면 수입 상품 물가 상승에 따른 경제 전체의 인플레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 또한 중국에 진출한 미국 기업의 매출 감소 등 부담이 발생하는 점도 감수해야 할 것이다. 중국 입장에서는 고성장을 통해 중국 내 불균형을 시정하고 부채 문제를 연착륙시킬 필요가 있는데 최대 교역국인 미국과의 무역 분쟁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번 협상에서 중요한 의제가 된 것으로 알려진 지식재산권과 관련한 부문에서는 양국 모두 국가 전략적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어 대립이 첨예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중장기적 관점에서는 중국도 지식재산권 보호 문제에는 확실하게 해 둘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글로벌하게 보면 인공지능과 관련된 논문 건수는 이미 중국이 미국을 앞서고 있고 새로운 기술에 대한 연구도 활발하다. 향후 중국도 지식재산권이 중요한 국가 자산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러한 이유로 이번 기회에 지식재산권 문제에 대해 확실한 입장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

원·달러 환율과 관련해서는 수급 측면에서 환율 상승 요인이 있었고 펀더멘털이 좋지 않은 상황이 겹치면서 시장에 부정적 요인이 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4월 배당금 지급과, 이에 따른 송금 수요로 달러화 수요가 늘어난 가운데 수출 부진이 향후 달러화 수급에 부정적 요인으로 인식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경제성장률이 예상치를 밑돌았고 기업 실적 하향이 지속되는 등 펀더멘털이 좋지 않은 점이 외국인 주식 순매도 원인이 되면서 환율 상승 요인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하반기 미국의 양적 긴축이 마무리되는 과정에서 달러화 약세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원·달러 환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펀더멘털에 대한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 당분간 높은 수준의 환율은 불가피해 보인다.

이상의 상황을 종합해 보면 현재의 주식시장은 변동성이 확대된 상황으로 판단된다. 변동성의 확대는 위기이도 하지만 기회가 되기도 한다. 기회로 만들기 위해서는 기본에 충실할 필요가 있다. 기업의 경쟁력과 펀더멘털 측면에서 투자 대상 기업을 가려내야 한다. 국내 기업 실적이 하향되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기업을 찾아야 할 것이다. 글로벌한 트렌드에도 주목해야 할 것이다. 소프트웨어나 서비스부문이 성장을 주도하고 있고 앞으로도 이러한 경향이 지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변동성이 확대된 상황에서 글로벌 투자는 분산 투자 관점에서도 유효한 대안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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