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코레일은 롯데컨소시엄에 참여한 메리츠종금증권에 개발사업 관련 출자회사(SPC) 설립에 따른 지분 구성에 대한 금융위원회 승인을 다음 달 30일까지 받아오라고 요구했다. 컨소시엄에 참여한 메리츠종금증권, 메리츠화재의 총 지분율이 45%에 달하는 만큼 금융위 승인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이하 금산법)’ 제24조 1항에 금융기관이 발행주식 20% 이상을 소유하려면 금융위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나와 있다.
코레일의 이 같은 요구에 롯데컨소시엄은 부적절하다고 반박하고 있다. 양측의 견해는 지분율 성격, 금융위 승인 시점 두 가지 대목에서 크게 엇갈린다.
먼저 지분 논란을 보면 코레일은 공모지침서 제11조 4항에 ‘사업주관자(컨소시엄 대표자)는 최대 지분율을 가져야 하며, 컨소시엄 전체 지분의 30% 이상이어야 한다’고 제시했다. 금산법 제24조 1항 내용과 충돌하는 부분이다. 이에 코레일은 금융위 승인이 선행돼야 한다고 요구한 것이다.
반면 롯데컨소시엄은 금산법에 있는 금융위 승인 요건 대상과 공모지침서상 지분율은 다르다고 해석한다. 금융위 승인 대상은 ‘의결권이 있는 주식’이지만, 공모지침서의 지분율 기준은 불명확하다는 것이다.
롯데컨소시엄의 지분율은 메리츠종금ㆍ화재 45%, STX 25%, 롯데건설 20%, 기타 10%로 구성돼 있다. 메리츠가 가진 45% 중에 의결권이 있는 주식 비중은 20% 안팎이라는 주장이다. 아직 우선협상자로 선정되기 전인 만큼 추후 SPC설립 계획이 구체화되면 이 비율 역시 바뀔 수 있고, 메리츠의 의결권 있는 주식 역시 20% 미만으로 낮아질 수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공모지침서상 지분율 기준과 금산법에 나오는 ‘의결권 있는 주식’은 서로 다르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STX, 롯데건설은 전체 주식이 의결권 있는 주식이라 변동이 없는 만큼 이 경우 최대 지분은 STX로 바뀌게 된다”고 설명했다.
연장선으로 금융위 승인 요구 시점에 대한 양측의 입장차도 크다. 롯데컨소시엄 측은 우선협상자가 지정되고 나서 코레일의 지분 참여가 필수인 만큼 지분율 변동이 불가피한데, 코레일 참여 정도를 판단하기도 전에 입찰 단계의 지분율로 금융위 승인을 받아오라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한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우선협상자 선정-협약 체결-협약에 따른 정관 작성-SPC 설립 추진 순으로 준비하면 금융위 승인은 SPC 법인 설립 준비 무렵에 요청할 수 있는 부분”이라며 “지금 승인을 받으라는 것은 우물에 가서 숭늉 찾아오라는 무리한 요구”라고 말했다.
롯데컨소시엄 측은 메리츠의 의결권 있는 주식 비중이 20%를 넘는다고 가정해도 금융위 승인을 받는 것은 문젯거리가 안 된다고 보고 있다. 금산법 제24조 6항 1호에 ‘주식 소유가 다른 회사를 사실상 지배하기 위한 것이 아니어야 한다’고 나와 있는데 의결권 있는 주식 기준으로도 메리츠가 STX보다 낮아 SPC법인을 지배한다고 볼 수 없다는 주장이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사기업의 입찰은 기회비용 등을 고민해 전략적으로 추진하는 것”이라며 “이미 코레일이 ‘적격’이라고 판단했음에도 법에도 없는 시점을 앞세워 지금 (금융위) 승인을 받으라는 것이 억울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코레일 측은 “금산법 제24조 1항에 해당하는 사항으로 공모지침서의 비율과 금산법에 나오는 주식소유한도 기준이 비교군이 될 수 있는지 등을 검토 중에 있다”며 말을 아꼈다.
금융위 관계자는 “정확히 설립 직전 며칠 안에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기준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다만 승인 요건을 충족하는지를 살펴볼 수 있는 충분한 자료나 서류가 있을 때 (승인 절차를)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