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건해지는 민간외화자립도, 순국제투자·순대외채권 ‘역대최대’

입력 2019-05-2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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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외채 비중 30% 육박 4년만 최고 외은지점 차입 특이요인, 정부 안정적 유지할 것

민간부문의 외화자립도가 굳건해지고 있다. 또 채권국으로서의 지위도 공고해지는 분위기다.

국제수지 흑자행진이 계속되면서 내국인의 대외투자에서 외국인의 국내투자를 뺀 순국제투자(순대외금융자산) 규모가 역대 최대치를 지속했다. 또, 확정 채권채무만을 감안한 순대외채권도 2분기만에 역대 최대치를 넘겼다.

반면 단기외채 비중은 30%를 육박해 4년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일부 외은지점이 해외에서 차입해 다른나라에 있는 같은 은행 지점에 자금을 넘기는 특이요인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다만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국제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커져 있는 만큼 정부당국은 대외건전성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은행)
(한국은행)
23일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3월말 우리나라의 순국제투자 규모는 4362억달러로 전분기말(4130억달러)에 비해 233억달러 증가했다. 이는 작년 1분기 이후 5분기째 사상 최대치를 이어간 것이다.

또, 한은의 외환보유액 내지 준비자산(4053억달러) 규모보다 309억달러 많은 것이다. 순국제투자 규모는 작년 4분기 사상 처음으로 외환보유액 내지 준비자산 규모를 넘어선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문소상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경상수지 흑자가 이어지면서 대외자산이 쌓이고 있다. 민간부문 포지션이 커지는 것은 자연스런 현상”이라며 “경상수지 흑자가 지속될 경우 (민간부문 외화자립도는) 더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증가세는 대내외 증시가 호조를 보인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1분기중 각국 주가 상승률은 미국이 11.2%, 유럽(EU)이 11.7%, 중국이 12.4%, 홍콩이 13.9%, 브라질이 8.6%, 일본이 6.0%를 기록했다. 국내 코스피도 4.9% 올랐다.

내국인의 대외투자를 의미하는 대외금융자산은 528억달러 증가한 1조5733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역대 최대치였던 작년 3분기(1조5328억달러)를 넘어선 것이다. 주식 신규매수 등 거래요인으로는 220억달러가 증가한 반면, 주가 상승이나 환율 요인에 따른 비거래요인으로는 308억달러가 늘었다.

외국인의 국내투자를 의미하는 대외금융부채도 296억달러 증가한 1조1371억달러를 기록했다. 역시 거래요인으로는 105억달러가, 비거래요인으로는 191억달러가 늘었다.

(한국은행)
(한국은행)
대외금융자산과 부채중 채권 등 확정자산만을 별도로 계산한 순대외채권 규모는 67억달러 증가한 4742억달러을 기록했다. 역시 사상 최고치였던 작년 3분기(4678억달러) 규모를 넘어선 것이다.

대외채권은 67억달러 늘어난 9148억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직전 최대치는 작년 3분기 기록한 9095억달러였다. 대외채무는 1000만달러 감소한 4406억달러를 나타냈다. 이중 1년미만 단기외채는 29억달러 늘어난 1294억달러를 보였다. 이는 2014년 2분기(1329억달러) 이후 4년9개월(19분기)만에 최고치다.

이에 따라 총 대외채무대비 단기외채 비중은 29.4%를 기록했다. 이는 2013년 1분기(30.2%) 이후 24분기만에 최고치다. 준비자산대비 단기외채 비중은 31.9%로 2015년 2분기(32.2%) 이후 3년9개월(15분기)만에 가장 높았다.

이와 관련해 박동준 국외투자통계팀장은 “외은지점 차입이 늘었다. 통상 외은지점들은 해외에서 차입해 국내 채권투자를 많이 했는데, 이번에는 높은 신용도를 바탕으로 밖에어 빌려와 다른나라 같은 은행에 다시 빌려주는 특이행태를 보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기재부 관계자도 “단기외채 증가에도 불구하고 외채 건전성 지표는 안정적 수준”이라면서도 “미중 무역협상 등 국제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상존해 있는 만큼 정부는 대외채무 동향을 면밀히 점검하는 등 대외건전성을 안정적으로 유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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