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으며 ‘월가의 연인’으로 불려온 미국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가 동네북 신세로 전락했다. 한때는 전기자동차 혁명을 일으키며 전통 자동차 업계를 긴장시켰으나 최근엔 판매 침체와 자금난으로 월가가 등을 돌리면서 잿빛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미국 나스닥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일 대비 6% 급락하며 6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올해 들어 하락폭은 42%에 달한다.
그동안 테슬라 주식에 ‘강세’ 의견을 유지했던 저명 애널리스트들이 잇따라 비관적인 전망을 제시하면서 매도를 부추겼다. CNN에 따르면 이날 테슬라 주가 급락의 기폭제가 된 건 씨티그룹 글로벌마켓의 이타이 마이클리 애널리스트였다. 그는 전날 밤 보고서에서 “최악의 시나리오에서 테슬라 주가가 지금보다 80% 폭락한 36달러(약 4만2980원)로 떨어질 수 있다”며 “최근 자본 확충과 주가 조정에도 여전히 위험·보상 비율이 부정적으로 나타나고 있어 매도·고위험 의견을 유지한다”고 경고했다. 마이클리는 테슬라의 목표 주가도 종전의 238달러에서 191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모건스탠리의 애덤 조나스 애널리스트도 전날 “테슬라가 시장 포화상태와 중국 판매 부진 등 최악의 상황에 직면하면 주가가 10달러로 추락할 수 있다”고 분석해 시장에 충격을 안긴 데 이어 이날 더욱 신랄하게 회의론을 펼쳤다. 조나스는 기관투자자들과의 콘퍼런스 콜에서 “테슬라의 성장 스토리는 더 이상 보이지 않는다”며 “이제는 신용 악화와 구조조정 스토리만 나오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그동안 테슬라의 팬을 자처했던 로버트 W.비어드의 벤 캘로 애널리스트도 전날 테슬라 목표주가를 400달러에서 340억 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CNN은 현재 혼다 현대 기아 폭스바겐 BMW 재규어 등 모든 자동차 회사들이 전기차를 판매한다며 테슬라의 여건이 매우 좋지 않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자금 사정은 녹록지 않다.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테슬라는 지난해 말 약 37억 달러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올 2월 9억2000만 달러의 전환사채(CB)를 상환했고, 올 11월에는 5억6600만 달러를 또 갚아야 하는 등 빚에 허덕이고 있다. 이에 얼마 전에는 자금 숨통을 틔우기 위해 보급형 모델인 ‘모델3’의 저가 정책(대당 3만5000달러)을 포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