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 영국 총리, 사임 표명…브렉시트 어디로

입력 2019-05-24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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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7일 집권 보수당 대표 사임, 후임 정해지는 대로 총리도 그만 둘 것”…노 딜 브렉시트 가능성 커져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24일(현지시간) 런던 총리 관저 밖에서 사임 의사를 표명하는 연설 도중 울먹이고 있다. 런던/AP연합뉴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24일(현지시간) 런던 총리 관저 밖에서 사임 의사를 표명하는 연설 도중 울먹이고 있다. 런던/AP연합뉴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사임을 표명하면서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인 브렉시트(Brexit) 불확실성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메이 총리는 이날 오는 6월 7일 집권 보수당 대표에서 사임하고 후임이 정해지는 대로 총리 자리에서도 내려올 것이라고 밝혔다.

메이 총리는 EU와의 이혼 합의안이 계속 의회에서 부결되는 가운데 브렉시트 기한이 종전 3월 말에서 최장 10월 말까지로 연기되고 그 후에도 브렉시트 방침을 정리하지 못한 데 대한 책임을 지고 이날 사임 의사를 표명했다.

메이의 사임으로 영국 정치가 혼란에 빠지는 것은 불가피하다. 새 총리가 10월 말까지 EU와의 합의안을 의회에서 통과시켜 아무런 합의 없이 이탈하는 ‘노 딜(No Deal) 브렉시트’를 피할 수 있을지도 불확실해졌다.

메이 총리는 “새 총리가 영국의 국익에 가장 부합하다는 점이 분명해졌다”며 “브렉시트를 실현할 수 없었다는 사실이 나에게 가장 깊은 후회로 남아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누가 내 뒤를 잇든 그는 내가 그러지 못했던 의회에서의 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메이 총리는 지난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총리에 올랐다. 그는 EU와의 완전한 결별을 실현하겠다고 약속했으나 45년간 맺어왔던 관계를 끊는 것은 쉽지 않았다고 WSJ는 전했다. 영국 내각과 의회에서 EU와의 신속하고 완전한 결별을 원하는 강경파와 경제·무역 관계를 최대한 유지하려는 온건파, EU 잔류파까지 의견이 여러 갈래로 얽히면서 합의점을 찾기가 매우 어려웠다.

결국 메이 총리는 최근 마지막 카드로 제2국민투표를 꺼내들었으나 오히려 보수당 내 브렉시트 강경파의 강한 반발을 사면서 결국 사임을 표명하기에 이르렀다.

보수당은 6월 10일께부터 새로운 대표 선택 작업에 착수해 7월 중 신임 총리를 선출할 수 있도록 준비에 들어간다.

신임 총리 후보로는 보리스 존슨 전 외교부 장관과 도미니크 랍 전 브렉시트부 장관 등이 거론되고 있다.

여론조사업체 유고브가 영국 일간 더타임스 의뢰를 받아 지난주 보수당원 85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존슨 전 장관이 가장 높은 39% 지지율을 얻었다. 2위인 도미니크 랍 전 장관 지지율은 13%였다.

가장 유력한 차기 총리 후보인 두 사람 모두 브렉시트 강경파다. 두 사람 중 한 명이 총리가 되면 노 딜 브렉시트 가능성이 더욱 커진다. 보수당 12만 명 당원이 올 여름 차기 대표를 놓고 투표를 치른다. 당원들은 보수당에 표를 던진 일반 유권자보다 노 딜 브렉시트를 좀 더 선호한다고 WSJ는 전했다.

다만 블룸버그통신은 노 딜 브렉시트도 쉽게 이행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선 의원 대다수가 노 딜 브렉시트에 반대한다. 지난 3월 27일 투표에서 노 딜 브렉시트 반대가 400표로, 찬성 160표를 압도했다.

또 차기 총리가 노 딜 브렉시트를 고집할 경우 조기 총선이나 제2국민투표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의회에서 보수당이 과반을 확보하지는 못한 상태인 가운데 강경파에 반발하는 온건파들이 반란을 일으키면 의회가 해산될 수 있다. 또 조기 총선을 감수하기를 원하지 않는다면 제2국민투표를 선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블룸버그는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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