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관계 경색에 현지 우리기업 악영향…"제품서 한국산 표시 뺐다

입력 2019-05-26 11:00 수정 2019-05-26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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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주일 韓기업 53% 경영 환경 부정적"…매출 감소와 신규 거래처 발굴 어려워

▲유엔 총회 참석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뉴욕 파커 호텔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만나 환담하고 있다.(뉴욕/연합뉴스)
▲유엔 총회 참석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뉴욕 파커 호텔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만나 환담하고 있다.(뉴욕/연합뉴스)

#한국제품을 일본에서 판매하고 있는 일본법인 A사는 최근 자사 제품에서 한국산임을 강조하던 문구를 제외했다. 뿐만 아니라 제품 홍보 시에도 한국산 제품임을 알리지 않고 있다.

최근 일본 소비자들의 한국제품에 대한 인식이 변하고 있음을 체감하기 때문이다.

A사 관계자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K-pop 중심의 한류바람으로 한국산 제품임을 적극적으로 홍보하던 때와는 격세지감을 느낀다”며 “일본 소비자들이 한국제품임을 알고는 집었던 물건을 다시 내려놓는 것을 보면서 진정한‘코리아 디스카운트’가 뭔지를 알게 됐다”고 탄식했다.

최근 한일관계 악화로 인해 주일한국기업의 피해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려했던 매출 감소는 물론 통관의 애로, 신규 거래처 발굴이 곤란한 상황까지 처한 기업들은 경색 국면이 장기화 되지 않도록 양국 정부의 적극적인 관계 개선 노력을 주문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6일 주일 한국기업연합회 회원사 202개사 중 총 64개사를 대상으로 최근의 한일관계 악화에 따른 주일한국기업 영향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기업의 53.1%가 “한일관계 악화에 경영 환경 부정적으로 변했다”고 답했다.

악화된 분야로는 ‘신규 거래처 및 신사업 발굴의 곤란’이 37.3%로 가장 많았고 ‘일본 소비자의 한국산 제품 인식 악화(28.8%)’, ‘증빙서류 강화 등 일본정부의 재량권한의 엄격화(15.3%)’가 뒤를 이었다.

새로운 먹거리를 끊임없이 발굴해야 하는 기업 특성상 일본내 한국기업들이 현장에서 상당히 고전하고 있는 상황을 엿볼 수 있다.

이번 조사에 응답한 기업 중 31.2%는 실제로 매출 감소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 감소의 범위는 ‘20%이내’가 85.0%로 가장 많았고, ‘21~40%’에 이르는 기업도 10.0%를 차지했다.

주일한국기업들은 한일관계 개선에 상당한 시간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절반이상(53.1%)은 향후 한일관계가 지금과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20.3%)을 두 배 이상 웃도는 수치다. 특히 ‘악화될 것’이라는 응답도 26.6%를 차지했다.

기업들은 현재의 냉각기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향후 양국 관계 개선이 예상되는 시점에 대하여 ‘2년 이상’ 소요될 것이라는 응답이 46.0%로 가장 높았고 ‘1년~2년 사이’라는 응답이 42.9%로 뒤를 이었다. 반면 ‘1년 이내’에 빠르게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은 11.1%에 불과했다.

한일관계의 개선을 위해 기업들은 정부의 적극적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국의 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67.5%로 가장 높았으며, 이어서 ‘경제계 차원의 교류 활성화(18.8%)’, ‘한일간 근본적인 과거 청산(7.5%)’, ‘관광 활성화 등 민간교류 확대(6.2%)’ 순이었다.

전경련 국제협력실 엄치성 실장은 “이번 조사를 통해 한일 관계 악화에 따른 피해 우려가 현실화 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한국기업들의 피해가 더 커지지 않도록 정책당국의 적극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럴 때일수록 경제계 차원에서도 오해를 불식시키고 관계가 개선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교류를 확대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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