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컨세션 사업의 그림자…치솟는 몸값에 내쫓기는 기업들

입력 2019-05-26 19:00 수정 2019-05-27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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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세션(식음료 위탁운영) 사업이 번창하는 한편으로 이에 따른 잡음도 커지고 있다. 이른바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떠오르면서 인기만큼이나 높아진 몸값 때문이다. 대부분 입찰을 통해 사업권을 따내는데, 이 과정에서 높아진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하거나 운영권을 놓고 사업주와 마찰을 빚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업계에서는 최근 낙찰된 가평휴게소 논란 역시 치솟는 몸값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가평휴게소는 서울양양고속도로에 위치한 휴게소로 10년 전인 2009년부터 풀무원푸드앤컬처가 운영해오고 있었다. 풀무원 입찰 당시 가평휴게소는 고속도로 초입에 위치해 업체들의 관심이 높지 않았다. 그 덕분에 풀무원은 다소 헐값에 운영권을 따낼 수 있었다.

하지만 10년만에 휴게소 인근이 상습 정체 구간이 된 데다 특산물 판매 등으로 유명세를 타면서 가평휴게소는 전국 휴게소 매출 2위로 뛰어오르게 된다. 여기에 춘천까지만 이어지던 고속도로가 지난해 6월부터 강원도 양양까지 연장되면서 사업성이 더욱 높아졌다. 서울춘천고속도로 측은 올해 7월 계약이 만료되는 가평휴게소를 입찰에 부쳤다.

SPC삼립은 최고가 입찰을 통한 임차운영사 선정에서 지난 16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업계에서는 2009년 풀무원푸드앤컬처의 낙찰가보다 2배 이상 높은 금액을 SPC삼립이 제시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별한 문제가 없으면 SPC삼립은 내달 본 계약을 체결하고 7월부터 △파리바게뜨 △배스킨라빈스 △던킨도너츠 △파스쿠찌 등의 브랜드를 가평휴게소에 입점시켜 운영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기존 운영사인 풀무원푸드앤컬처는 서울춘천고속도로의 공개 입찰을 중지해 달라고 가처분 신청을 내며 반발했다. 풀무원 관계자는 “10년 전 맺은 운영 계약서에는 서비스 평가에서 2번 이상 S등급을 받으면 자동으로 재계약된다고 명시됐다”면서 “그동안 대규모 투자를 거쳐 국내 톱3 휴게소로 키워왔는데 갑자기 임대료를 높이려 경쟁입찰을 진행했다”고 호소했다. 법원은 입찰 중지가처분 신청을 기각했지만, 풀무원은 다시 계약 이행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인천공항 컨세션 사업도 높은 임대료 때문에 회자된 사례다. 지난 2015년 CJ푸드빌은 입찰 당시 최저 입찰가인 83억 원의 2.5배 수준인 연간 195억 원을 제시하며 사업권을 차지했다. 인천공항이 국제 공항인 만큼 이곳 식음료사업은 수익보다 마케팅 효과가 크다. CJ푸드빌은 다양한 국가의 소비자에게 브랜드를 알릴 기회라고 판단해 빕스, 뚜레쥬르, 제일제면소 등 자체 브랜드와 외부 브랜드를 운영했다.

하지만 적자 폭이 커지자 CJ푸드빌은 4년 동안 운영해온 인천공항 컨세션의 3년 연장 조건을 포기하고 사업권을 내놨다. 회사 관계자는 “높은 임대료 부담에 공항 식음료 사업을 철수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매장은 7월부터 10월까지 순차적으로 문을 닫는다.

인천공항공사는 기존에 1개로 묶여 있는 사업권을 2개로 분리해 입찰을 내놨다. 제1터미널 1층 입국장은 11개 매장으로 임대료 최저는 55억8000만 원, 3층 출국장은 총 8개 매장 29억8000만 원이다. 임대료 부담으로 사업을 접는 CJ푸드빌 사례에도 불구 업계의 관심은 높다. 입찰에는 아모제와 롯데GRS, 풀무원푸드앤컬처, SPC, 아워홈, CJ프레시웨이 등 6개사가 참여하기로 했다. 이중 가장 높은 금액을 부른 업체가 2024년까지 운영한 후 추가로 5년 더 연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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