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을 감사하는 회계사들은 한국 경기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한국공인회계사회가 지난달 회계사 46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우리나라 경제전반에 대한 상반기 BSI 현황 평가는 61로 나타났다고 27일 밝혔다. 하반기 전망은 64로 조사됐다. 모두 조사 이래 최저치다.
지난해 6월 당시 상반기 현황은 89, 하반기 전망은 82였다. 지난해 11월에는 하반기 현황 64, 올해 상반기 전망 69로 떨어졌다. BSI는 100을 기준으로 이를 넘으면 긍정적 응답이 부정적보다 많고, 미만이면 반대를 의미한다.
올해 경기가 악화할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52%로 호전된다고 응답한 비율(상반기 12%, 하반기 17%)을 압도했다. 이 같은 우리나라 경제의 주요 침체 요인으로는 수출 부진(35%)과 내수 부진(25%), 정부정책(18%) 등이 꼽혔다.
경제에 영향을 미칠 세부 요인은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 노동정책 17% △기업의 투자심리 개선 여부 17% △세계 경기 둔화(중국 경제 경착륙, 신흥국 불안 포함) 16% △미·중 통상갈등에 따른 보호무역주의 추세 확대 및 세계 교역 위축 16% 등으로 나타났다.
한공회는 “현 정부 정책의 방향 수정 필요성을 보여준 것”이라며 “노동정책이 최우선 응답 항목으로 선정된 점에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반기 산업별 BSI 전망도 극명하게 갈렸다. 제약·바이오(126)와 정보통신(126), 정유(98), 금융(98) 등은 상반기 현황 평가에 이어 높게 나타났다. 반면 기계(68)와 철강(61), 건설(44), 자동차(33) 등 업종은 수출과 내수 부진 영향에 심각한 수준으로 조사됐다.
한공회는 이번 결과에 대해 “기업을 직접 감사하는 공인회계사들이 경기 부진 국면을 매우 심각하게 평가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며 “설문조사가 2018년 회계감사가 종료된 직후에 실시된 점을 고려할 때 현장감을 실시간으로 반영한 수치라 더욱 엄중히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