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심리 상승세가 6개월만에 꺾였다. 하락폭도 10개월만에 가장 컸다. 미중 무역분쟁이 심화한데다, 1분기(1~3월) 경제성장률(GDP) 등 경기지표 부진과 주가 하락 등도 영향을 미쳤다.
반면 기대인플레는 9개월만에 반등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수입물가가 올랐고, 유류세 인하폭 축소와 석유류가격 인상도 있었기 때문이다.
주택가격전망심리는 두달째 오름세를 이어갔다. 최근 미 연준(Fed)과 한국은행 정책금리 인하 기대감이 확산하면서 금리전망심리도 2년7개월만에 가장 낮았다. 다만 인하기대감에 비춰 하락폭이 크지 않았던 것도 특징 중 하나다.
CCSI란 소비자동향지수(CSI) 중 6개 주요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심리지표다. 2003년 1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장기평균치를 기준 값 100으로 해 이보다 크면 장기평균보다 낙관적임을, 작으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다만 지난해 10월 표본가구 수를 기존 2200가구에서 2500가구로 확대하면서 작년 9월 이전 수치와 단순비교하기는 어렵다.
부문별로는 모든 지표에서 하락했다. 6개월 전과 현재를 비교한 현재경기판단 CSI는 5포인트 내린 69를, 현재와 6개월 후를 비교한 향후경기전망 CSI는 6포인트 하락한 75를 각각 기록했다. 현재생활형편 CSI는 2포인트 내려 91을, 생활형편전망 CSI는 3포인트 떨어진 92를 보였다. 가계수입전망 CSI는 2포인트 하락해 97을, 소비지출전망 CSI는 1포인트 떨어져 109를 나타냈다.
권처윤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미중 무역분쟁이 심화한데다, 1분기 GDP와 수출부진 등 경기지표 부진, 주가 하락 등 영향을 경기 관련지수가 하락했다. 환율 상승에 따른 물가 상승 우려 등으로 가계 재정상황에 대한 인식도 악화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경제상황 인식지표인 취업기회전망 CSI도 3포인트 내린 80을 기록했다. 금리수준전망 CSI도 1포인트 떨어진 109로 2016년 10월(106) 이후 최저치를 보였다.
임금수준전망 CSI는 1포인트 내린 116을 나타냈다. 반면, 주택가격전망 CSI는 6포인트 상승한 93을 기록해 두달 연속 올랐다. 3월에는 83까지 떨어지며 한은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3년 1월 이후 역대 최저치를 보인 바 있다.
지난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에 대한 인식을 나타내는 물가인식과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을 의미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각각 0.1%포인트씩 올라 2.3%와 2.2%를 기록했다. 이는 각각 2018년 6월(+0.1%p)과 8월(+0.1%p) 이후 첫 오름세다.
권 팀장은 “주택가격은 강남권 주요 아파트 단지의 실거래 가격이 지난해 최고 수준에 근접함에 따라 서울을 중심으로 주택가격이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했다. 다만 아주 낮은 수준에서 다소 낮은 수준으로 회복된 정도”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 “물가인식과 기대인플레 상승은 환율상승에 따른 수입물가 상승과 석유류가격 인상 등이 영향을 미쳤다”면서도 “전체적으로 물가수준이 낮아 지금까지 상황으로는 반등이라고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으로는 석유류제품(67.5%, 이하 복수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어 공공요금(43.1%), 농축수산물(22.3%) 순이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전국 도시 2500가구를 대상으로 했으며, 응답자는 2343가구다. 조사기간은 이달 10일부터 17일까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