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금융당국이 2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은행 압류를 단행했다고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중국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은보감회)는 지난 24일 성명에서 심각한 신용 위험을 이유로 바오상은행을 1년간 경영관리 한다고 밝혔다. 이 소식에 홍콩증시 상장 중국 은행 주가를 종합한 블룸버그지수가 전날 4개월 만의 최저치로 추락했으며 은행간 환매조건부채권(RP) 금리는 1개월 만의 최고치로 치솟았다.
바오상은행은 중국 유명 금융가인 샤오젠화 전 밍톈그룹 회장이 투자한 은행으로 잘 알려져 있다. 샤오젠화는 2년 전 홍콩에서 실종되고 나서 행방이 묘연하다. 그러나 소식통에 따르면 그는 조만간 뇌물수수와 주가조작 등의 혐의로 중국 법원에서 재판을 받을 예정이다.
바오상은행이 당국 관리하에 들어간 것은 중국 중소은행이 비우량 대출 제한 규정과 자본·대출 충당금 요구사항을 우회하기 위해 사용하는 장부외 대출에 그 원인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중국국제금융공사(CICC)의 빅터 왕 애널리스트는 전날 보고서에서 “당국의 움직임은 은행 자산 품질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를 고조시킬 것”이라며 “또 다른 은행이 압류 대상이 될지 투자자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자산 규모가 바오상은행과 비슷한 도시 상업은행이나 바오상은행 영업 거점 인근에 있는 시중 은행들이 주가 하락 압박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바오상은행 회사채는 전날 금리가 약 70bp(bp=0.01%포인트) 치솟고 나서 거래가 중단됐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전날 “공격적으로 영업했던 중국 중소은행들은 위기관리 능력이 그들의 급격한 성장 속도를 따라갈 수 없다”며 “이에 이들 은행은 경기둔화에 취약하다”고 경고했다.
특히 중국의 쇠락한 공업지대에 있는 지방은행들이 실적 개선을 위해 그림자은행 등 비전통적인 대출에 집착하면서 이들의 재무구조가 취약해졌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중국 그림자은행 자산은 2018년 초 정점을 찍고 나서 당국이 금융시스템 안정을 위해 단속에 나서면서 이후 줄어드는 추세다. 그만큼 그림자은행에 의존했던 중소은행들이 더 큰 타격을 받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