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소비자보호센터를 찾는 민원인들이 무성의한 민원처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특히 금융기관에 민원을 제기했다가 해결이 안돼서 찾는 민원인에게 다시 해당기관에서 처리하도록 하는 이첩 제도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6월 초 조모씨는 하나은행 키보드해킹방지 보안프로그램의 알 수 없는 오류로 컴퓨터를 사용하지 못하게 됐다. 이후 하나은행은 원인을 찾지 못했고 조모씨는 피해복구와 하나은행장의 사과공문을 요청했다.
하지만 하나은행과 해결이 이뤄지지 않자 금융감독원 민원센터에 민원을 제기했다. 이후 열흘이 지나도록 아무런 답변이나 연락이 없어 민원 담당자에게 전화를 했고 하나은행
감사실에서 조사한 후 그 결과를 민원인과 금감원에 보고하게 돼 있다는 말을 들었다. 결국 민원 접수 후 한 달이 지나서야 하나은행에서 답변이 왔다.
답변내용이 민원을 제기하기 전과 달라진 것이 없는데다 금감원에서 처리하지 않고 하나은행에 이첩해서 처리한 사실에 항의하기 위해 전화를 했다.
하지만 황당한 답변이 돌아왔다. 금감원 담당자는 “회신 내용에 이의가 있으면 다시 민원을 접수”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다시 접수했지만 이번에도 하나은행에서 처리하라고 이첩해 놓은 상태.
이같은 사례에 대해 금융위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민원인이 민원을 접수하면 20일전후로 우편(등기)으로 결과에 대해 통보 한다”며“같은 사안으로 재 접수를 하라고 한 점, 처음부터 재 접수한 것까지 하나은행으로 이첩해 처리한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와관련 금융감독원 소비자보호센터 관계자는 “워낙 많은 민원을 한정된 인원으로 처리하다 보니 담당자의 판단 실수가 있던 것 같다”고 인정하고 “향후에는 이첩하는 건에 대해서는 좀 더 면밀한 검토를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금융감독원 소비자보호센터 김준현 국장은 “하나은행의 키보드해킹프로그램 오류 관련 민원은 은행측의 초기 대응부터 문제가 있던 것 같다”며 “담당자를 통해 다시 한 번 철저히 확인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